예화 › 노란 귤 컨테이너

차진호 목사 | 2021.02.18 23:36:1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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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노란 귤 컨테이너


귤 수확철인 겨울만 되면 8년 전 제주도에 부임했던 날이 생각납니다. 교회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 갔더니 입구에 노란색 컨테이너가 놓여 있었고 그 안에는 귤이 하나 가득했습니다. 편의점 직원에게 귤을 판매하냐고 물었더니, 직원이 웃으면서 “손님들에게 무료로 드리는 귤이에요. 마음껏 드세요” 하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제주의 식당 옷가게 은행 심지어 철물점까지 노란색 귤 컨테이너를 비치해놓고, 방문객들에게 귤을 대접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했습니다.
지난주엔 누군가 노란 귤 컨테이너를 교회 로비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그 귤들을 반씩 쪼개어 나눠 드시는 성도님들의 행복한 표정을 보면서 2000년 전 예수님께 오병이어를 헌물했던 어린아이 표정을 상상해봤습니다. 물고기와 떡을 받으며 행복해 했던 갈릴리 사람들의 얼굴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가진 오병이어를 소외된 이웃과 나눈다면 주님께서 부어주시는 기쁨의 은혜와 열두 광주리가 남는 축복이 임할 줄 믿습니다.
차진호 목사(여의도순복음서귀포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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