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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1.02.15 23:21:3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672] 2021년 2월 12일 금요일

 

저는 그릇을 싹 비웠습니다!

 

샬롬! 2021년 설날 아침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아무쪼록, 올 일 년 내내, 늘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하루 되시길 빕니다. 그리고 하루속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속박과 억압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어디든지 맘껏 출입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신앙인들의 경우,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자유로이 예배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다른 의미의 명절 증후군이 있습니다. 명절엔, 사람이 그립고 우울해집니다. 여럿이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보내는 명절이란 저와는 먼 이야기입니다. / 제가 사는 원룸은 명절만 되면 고요해집니다. 다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지인들에게 연락해보지만, 그들도 가족과 시간을 보내야 하니, 거절당하기 일쑤입니다. 언제부턴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거나, 집에 틀어박혀서 명절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 이런 저의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싶었는데, 지난 설날에는 별안간 전화벨이 울렸습니다. 집주인 할머니였습니다. “아침에 출근했다면서? 주인아저씨가 봤다고 하시네. 떡국은 먹었어? 일하느라 바빠서 챙겨먹지 못했지?” / 뜻밖의 안부에 괜히 뭉클했습니다. 집주인 할머니는 저에게 ‘떡국이라도 한 그릇 끓여주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마음만으로도 고맙다’면서 사양했습니다. / 연휴 마지막 날, 근무 마치고 집에 들어와 쉬는데, 인터폰이 울렸습니다. 집주인 할머니였습니다. “집에 있네. 저녁 먹었어? 아직 안 먹었으면 내가 떡국 좀 만들어주려고 하는데.” 주인집으로 가니, 할머니께서 음식을 푸짐하게 챙겨주셨습니다. 저를 위해서 일부러 새로 준비한 음식이었습니다. /인사드리고 돌아와 떡국을 한 숟갈 뜨는데,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외로움이 채워지는 듯했습니다. 저는 그릇을 싹 비웠습니다. (출처; 좋은생각, 김샛별)

 

저에게는, 친구와 함께 눌린 밀쌀밥으로 끼니를 때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시절, 정월 대보름날에 주인아주머니가 차려주시던 보름밥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명절날 이처럼 외롭게 지내는 분들을 알뜰히 살핀다면, 명절의 의미가 좀 더 깊어질 듯싶습니다.(물맷돌)

 

[너희는 하나님 무서운 줄을 알아서 네 이웃이 너와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레25:36현대어) ‘너 자신을 사랑하고 돌보듯이, 네 이웃을 사랑하고 도와주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을 여러분이 지키고 있다면,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약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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