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책임공유

박종순 | 2004.10.01 23:15:17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이들을 키울 때 나는 매를 때리곤 했다.

목사가 웬 매질이냐 라고 하겠지만 목사이기 전에 세 아이를 키워야 하는 아버지였기에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사실을 확인하고 체벌을 내렸다.그러나 무조건 두들겨 패는 무지를 범하진 않았다.

아이들과는 사전에 합의해둔 사항들이 있었다.그것은 잘못은 저지르지 않는 것이 제일 바람직하다는 것,잘못을 저질렀다고 정직하게 말하면 용서해준다는 것,그리고 잘못에 상응하는 매를 맞아야 한다는 것 등이다.꼭 매를 때려야 할 때 반드시 지켜야 할 것들이 있었다.그것은 절대로 흥분하거나 감정이 앞서선 안 된다는 것,차분하고 이성적인 대화를 통해 잘못을 인정하고 시인하게 한다는것,그리고 체벌을 가할 때 매를 쓰지 않고 내 손바닥으로 때린다는 것 등이었다.

내 손바닥으로 아이들의 손바닥을 때리며 잘못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는 느낌을 늘 갖곤 했다.자녀의 잘못의 대한 책임은 궁극적으로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우리시대는 책임전가의 논리는 있으나 책임공유의 윤리는 없다.누가 우리시대를 책임져야 하는가?언제까지 매질만 해야 하는가?

/박종순 목사(충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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