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신앙으로 승화한 우정 10년

물맷돌 | 2020.10.06 23:17:5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555] 2020.09.29. (T.010-3234-3038)


 신앙으로 승화한 우정 10년


샬롬! 지난밤 편히 잘 쉬셨는지요? 아무쪼록 오늘 하루도 내내 건강하고 행복한 날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뉴스를 들어 아시겠지만, 신경세포를 원하는 곳에 1분 안에 전달(연결)할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이 국내에서 개발됐다는 소식입니다. 뇌 신경회로의 기능을 연구하는 새로운 실험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 연구가 발전하면 알츠하이머치매 같은 ‘뇌질환으로 손상된 신경망’도 복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친구끼리인 두 사람이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것은 그리 대수로울 게 못 됩니다. 두 사람이 유달리 가까운 사이라고 해도, 그것이 떠들썩한 이야깃거리가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일은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그러나 소아마비로 일어서지도 못하는 ‘강명훈’과, 그를 고교시절부터 업어서 등·하교시키며 같이 공부해온 ‘최재형’이 나란히 사법시험에 합격하기까지, 우정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너무 벅찬 인간애의 고뇌들이 있습니다. 명훈과 재형이 처음 만난 것은 명훈이 중3, 재형이 고1에 재학 중이던 72년 봄이었습니다. 둘 다 교회에 다니던 이들은 교회청년부에서 만나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가까워졌습니다. 학년은 하나 위였으나 나이는 명훈과 동갑이었던 재형은 지체(肢體)가 부자유스러우면서도 구김살 없는 명훈이가 신기하게 느껴졌고, 사지(四肢)가 자유스러우면서 때로 좌절하기 잘하는 자신이 오히려 부끄러워지기까지 했습니다. 명훈이 고교에 진학할 때가 되었습니다. 재형은 몰래 기도했습니다. 이왕이면 자기가 다니는 고교에 명훈이가 입학해서 같이 도와가며 공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절히 빌었습니다. 명훈이가 창천동에, 재형이가 동교동에 살았기 때문에, 둘이 함께 다닐 수 있게 된다는 것에 더욱 마음이 끌렸습니다. 기도 덕분이었는지, 명훈이는 경기고에 추첨이 됐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어머니가 업어서 등·하교 시켰지만, 이제부터는 재형이 ‘일어설 수도 없는 몸으로 만원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해야 하는, 명훈이의 지팡이’가 되리라 마음먹었습니다.(출처; 월간조선 10월호)


위의 글은 1981년 6월 18일자 신문기사입니다. 현 감사원장인 최재형 씨와 그의 친구 강명훈 변호사 이야기입니다. 지금 다시 읽어봐도 참으로 감동적인 우정(友情)이 아닐 수 없습니다.(물맷돌)


[괴로움만 더해주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동기간보다도 더 잘해주는 친구도 있다.(잠18:24)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그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너희가 내 말을 지키면, 너희는 내 친구다.(요15:13)]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