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대여섯 살 때의 일을, 아들은 어떻게 아는 걸까요?

물맷돌 | 2020.05.24 14:55:3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441] 2020.05.19. (T.01032343038)


대여섯 살 때의 일을, 아들은 어떻게 아는 걸까요?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는지요? 오늘도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을 뜻깊게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어느 분이 말하기를 ‘살아가는 일은 사랑하는 일의 연속이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인간을 사랑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장미, 괴테, 모차르트, 커피를 사랑하고….


 10년 전, 저는 함부로 그런 말을 했습니다. “당신은 이해 못 해. 당신과는 말이 안 통해.” 돌이켜보면 그 말은, 여느 중학생이 엄마한테 하는 말과 다를 바 없는 철없는 소리였습니다. 집이 재미없고, 엄마의 감시와 규율이 답답하다는 소리이자, 바깥세상에는 엄마가 모르는 신나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는 소리였지요. 그 말과 함께, 저는 가벼운 거짓말로 한동안 아내를 속이기까지 했습니다. 아무 의미 없는 장난이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사실을 알게 된 아내의 분노는 저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습니다. 가벼운 거짓말이 더욱 모욕적인 거짓말이며, 의미 없는 장난이야말로 잔인한 짓이라고 비명을 지르더군요. 그날부터, 우린 오랜 시간 다투었습니다. 저는 인제 그만 예전으로 돌아가자고 했고, 아내는 불가능하다고 했습니다. 끝내 결론에 이르지 못한 채, 아내는 배신감을, 저는 억울함을 끌어안고 서로 입을 다물고 말았지요. 대화가 없는 시간이 한참 더 흐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아내는 헌신할 때 가장 행복한 사람이고, 저는 애초에 그런 헌신을 받을 자격이 없는 놈이었음을 말입니다. 며칠 전, 아들이 불쑥 “엄마한테 진심으로 잘못했다 말하고 용서를 구했나요?”하고 물었습니다. 순간, 저는 멍해졌습니다. 대여섯 살 때의 일을, 아들은 어떻게 아는 걸까요? 하긴, 바보가 아니라면 언제 알아도 알았을 겁니다. 꽤 오랜 시간, 우리 부부는 서로 비난하고 변명해왔으니까요. 그동안 애써 모른 척하고 있던 아들이, 표면적인 평화가 찾아온 인제 와서 비로소 저에게 물었던 겁니다. ‘엄마에게 한 번이라도 용서를 구했느냐?’고.(출처; 별별다방, 홍여사)


지난주에 끝난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부부가 다투거나 이혼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그 자녀들입니다. 더군다나, 어릴 때의 상처는 어른이 된 다음에도 부작용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진정한 자식사랑이 무엇인지 좀 더 깊이 생각해봐야겠습니다.(물맷돌)


[네 집 안에 있는 너의 아내는 결실한 포도나무 같으며 네 식탁에 둘러앉은 너의 자녀들은 어린 감람나무 같으리라.(시128:3) 아내의 몸은 자기 것만이 아니라 남편의 것이기도 하며, 남편의 몸도 자기 것만이 아니라 아내의 것이기도 합니다(고전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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