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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0.05.01 09:40:2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420]2020.04.24(T.01032343038)


행복일기


샬롬! 지난밤 좋은 꿈 꾸셨는지요? 행복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얼마 전, 아내가 울산 둘째동생 집에 다녀오던 중, 내비에서 ‘SD카드를 꽂으라.’는 소리가 나더라는 겁니다. 카드를 뺏다가 다시 꽂았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신기한 건, 시동을 꺼도 계속 그 소리가 났답니다. 5시간 동안 내내, 어쩔 수 없이 그 소리를 계속 들어야 하는 곤욕을 치른 겁니다. 도착해서 살펴보니, 어이없게도 그 소리의 진원지는 내비가 아닌 블랙박스였습니다.


 저는 국민(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일기를 써왔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과거 일기장을 들춰보면, 즐거웠던 일보다 괴로웠던 일이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행복일기’라 이름붙인 후, 재미있고 행복한 일만 적기로 했습니다. 아흔이 넘은 시부모님을 모시는 일은 참으로 힘겨웠습니다. 함께 살면서 겪는 생활방식의 차이와 심적 갈등은 감당하기가 버거웠습니다. 그럴 때마다 행복일기가 큰 위안이 돼주었습니다. 힘들수록, 돋보기로 작은 옥구슬을 찾듯이 행복을 골라 쓰는 일기는, 노인이 노인을 보살피는 ‘노노가정’의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는 내성을 길러주었습니다. 행복일기의 소재를 찾다보니 ‘긍정의 눈’도 생겼습니다. 새벽에 물 마시러 나왔다가 설거지거리도 없는 통에 물을 가득 담아놓는 시어머니 때문에, 한동안 속을 끓인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 그렇게 하면 물때가 생겨 좋지 않아요.” 여러 번 말씀 드려도 소용없었습니다. 나중에야, 그것이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정화수인 것을 어림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덧 70을 바라보는 제가 아흔 중반의 노인들을 모시는 일은 확실히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넓고 깊은 체험을 하며 인생의 바다를 건너고 있습니다.(출처; 샘터, 신혜숙)


이 인생여정은 그 누구를 막론하고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고로, 모든 사람은 노인을 모셔야 하는 괴로운 입장에서 언젠가는 그 자신이 자식들에게 버거운 짐이 되게 마련입니다. 지금은 혹시 ‘난 안 그럴 거야!’라고 큰소리칠지 모르지만, 앞날의 일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물맷돌)

[너희는 나이 많은 노인을 공경하며 높이 받들어 모시고 나를 두려운 마음으로 섬겨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다.(레19:32) 노인들을 심하게 나무라지 말고 아버지를 대하듯 권면하며, 젊은이들을 형제처럼 대해야 합니다(딤전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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