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내 미래의 집터(무덤) 예약하다

물맷돌 | 2020.04.17 20:34:2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099]2019.4.15(T.01032343038)


내 미래의 집터(무덤) 예약하다


샬롬! 고난주간이 시작되는 첫날 아침입니다. 예수님이 당하신 고난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 주(週)가 되시길 원합니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부풀어 올랐던, 대만 여성의 왼쪽 눈 속에서 살아있는 벌 4마리가 발견되는 기이한 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벌들은 여성의 눈물을 먹고 식염성분을 섭취하면서 살았다는 것입니다.


죽음도 나 혼자만의 욕심으로 결정할 수 없는 것은, 내가 아직 엄마의 삶을 졸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더니, 결국 나는 한국행을 포기하고 사후 독일에서 잠들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내친 김에 시청 공동묘지 관리과에 가서 묘지 예약을 신청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삶을 설계할 수 있는 민주주의국가지만, 죽음만은 나라가 직접 관리합니다. 무덤 위치도 정해주는 대로 해야 하고, 크기도 제한합니다. 시청직원이 내 미래의 집터(무덤)를 보러가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산책길에 늘 보던 5분 거리의 동네 공원묘원이었습니다. “여기는 어떻습니까?” 시청직원이 가리킨 곳은, 관리할 자손이 사라져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무덤자리였습니다. “남이 자던 침대에 내가 왜 들어가?”하는 생각에, 나는 얼른 거부의사를 밝히고 근처에 있는 새 집터를 골랐습니다. 내가 평소 존경하던, 인격 있는 주치의 가족의 옆자리였습니다. 하지만, ‘그 옆으로 길이 나서 안 된다’고 했습니다. 결국 나는 시청직원이 권하는, 양지바른 새 집터를 골라 예약을 마쳤습니다.(출처; 샘터, 닥종이공예가 김영희)


올해 75세인 김씨, 언제 천국에 들어갈지 모르지만, 그 육신이 영원히 머물 집을 미리 마련하게 된 이야기를 담담히 기록했습니다.(물맷돌)

[땅에 있는 집이 무너질 땐, 하나님이 마련하신 집, 곧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압니다.(고후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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