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선생님! 저, 연숙이랑 헤어졌습니다

물맷돌 | 2023.12.07 18:12:1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d1444.gif[아침편지3484] 2023년 9월 20일 수요일

 
“선생님! 저, 연숙이랑 헤어졌습니다.”
 
샬롬! 밤새 평안하셨는지요? 9월 20일 수요일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도 내내 평안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질 때에 나타나는 증상’, 그 다섯 번째는 ‘관절통 및 근육통’입니다. 면역력이 약해지면, 관절통과 근육통이 나타날 수도 있답니다. 특히, ‘관절주변 부분에 염증이 생기면서 부어오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보통, 아침에 통증이 더 심한 편이랍니다.
 
선생님! 저, 연숙이랑 헤어졌습니다. 아니, 연숙이가 일방적으로 ‘다른 남자가 더 좋다’고 저를 버리고 떠나갔습니다. 제 심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너무나 마음이 아파 심장이 꼬깃꼬깃 졸아들어, 아주 딱딱한 차돌멩이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선생님, 어느 유행가 가사에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감사해요!’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쓰신 어느 글에는 ‘아프게 짝사랑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노래도, 선생님도, 다 허위입니다. 떠나간 사람에 대한 지독한 그리움은 너무나 아파서 절대로 감사할 수 없습니다. 짝사랑의 고통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수 없습니다. 죽어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숨이 턱턱 막히고, 지독한 두통으로 구역질이 납니다.
 
선생님! 여전히 제 마음을 가닥가닥 모조리 휘어잡고 휘두르고 있는 연숙이를, 어떻게 해야 제 마음속에서 내쫓아버릴 수 있을까요? 어제 연숙이와 함께 가던 음악 카페를 지나는데, 이제는 그곳에서 더 이상 기다릴 사람이 없다는 사실 때문에,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눈을 감으면, 그 애가 턱을 쳐들고 해맑게 웃던 모습만 보입니다. 더 이상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선생님! 저를 구해주세요.
 
지난여름, ‘준영’이는 낭떠러지에 매달려 필사적으로 소리치듯 ‘구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준영’이는 저의 고교동창인 ‘명애’의 아들이자, 작년에 저의 교양영어 수업을 들은 제자이기도 합니다. 같은 과목을 수강하던 연숙이를 열렬히 쫓아다녔지만, 예쁘고 새침한 연숙이가 마음을 열지 않아 안타까워했습니다. 그러더니, 학기가 끝날 무렵에는 연숙이도 준영이의 구애에 감동을 받아서, 소위 ‘캠퍼스 커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 손잡고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작 숙제를 내주면, 그저 짧은 문장 몇 개로 때우던 준영이가 몇 장에 걸쳐 쓴 편지를 읽으면서 조금은 전통적인 ‘사랑의 증세’에 슬며시 미소 짓다가, 그냥 지나치는 사랑의 열병으로 생각하기에는 묘사가 너무 절박해서, 저도 은근히 긴장이 되었습니다.(내일 계속)(출처;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장영희 / 서강대교수로 재직 중인 2009년 5월에 암으로 작고)
 
이 아침편지에서 몇 차례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만, 연애(戀愛)의 연(戀)자는 그 구성이 재미있습니다. 저의 초등시절에 동네 형이 알려주었습니다만, 그 사실 여부는 확실치 않습니다. 연(戀)자는, 두 개의 실 사(?) 사이에 말씀 언(言)이 있고, 그 아래 받침으로 마음 심(心)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낱같은 말이 오가면서 마음이 통할 때에 사랑(戀)하게 된다는 겁니다.
 
그러니, 사랑하던 두 사람 사이에 불통(不通)하는 일이 생기면, 그 연애도 끝나게 됩니다. 아마, 장 교수님이 소개한 그 학생도 여학생과 불통(不通)했던 사안(事案)이 있었으리라 여겨집니다. 아니면, 그 여학생에게 ‘더 좋아하는 다른 남자’가 생겼을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두 사람 사이에 서로 마음이 계속 잘 통했더라면 ‘헤어지는 불상사’도 생기지 않았을 겁니다(?).
 
며칠 전 우리집에는, 옛날 시골에서 제가 목회할 때에 ‘교회학교 다니던 어린이가 성장해서 어엿한 청년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배우자가 될 아가씨와 함께 찾아왔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 엄청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제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니, 새로운 가정들이 많이 탄생하리라 여겨집니다. 아무쪼록, 새로 탄생하는 가정들이 모두, ‘아름답고 행복한 가정들’이 다 되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봅니다.(물맷돌)
 
[야곱은 라헬을 아내로 맞이하려고 7년 동안 라반의 일을 하였으나, 그 7년이라는 세월이 그저 며칠 지나가는 것처럼 금방 흘러갔다. 야곱이 라헬을 사랑한 까닭이었다.(창29:20,현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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