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약속을 지킨 가정부

김용호 | 2019.03.30 22:43:50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약속을 지킨 가정부

스위스의 교육 개혁가인 페스탈로치가 어렸을 때
사회는 정치가들의 싸움 때문에 몹시 어지러웠고
농촌은 피폐하였고 도시는 타락해 있었다.

그 와중에도 그의 아버지는 정직한 의사로서 돈을
벌기보다는 고통스러운 환자를 치료하느라 늘 바빴다.
자신의 몸은 돌보지 않고 환자의 치료에만 정신을 쏟던
그의 아버지는 그만 병을 얻어 자리에 눕게 되었다.

온 식구들이 한 곳에 모여 있을 때 아버지는 개미 만한
목소리로 바아베리를 불렀다.
“네, 어르신.”
가정부였던 바아베리가 아버지 곁으로 다가갔다.
“바아베리, 내 가족들을 지난날처럼 앞으로도
잘 돌봐 주길 바래.”
아버지의 들릴 듯 말 듯한 말에 그녀는
“네, 그렇게 하고 말고요.
약속하겠습니다.”하고는 앞치마에 눈물을 닦았다.

아버지는 마지막으로 가족들을 둘러보시더니 눈을 감았다.
그 때 페스탈로치의 나이 다섯 살이었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바아베리는 진심으로 슬퍼하며
가족들을 도왔다.
그러나 가족들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넉넉 하지도 않은 이 집에
남아서 궂은일을 하겠어요?”
모두들 수군거렸지만 아직 처녀인 그녀는 묵묵히 일했고
어린 페스탈로치를 친동생처럼 보살펴 주었다.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바아베리를 가족처럼 여기며
생활하던 페스탈로치는 자라면서 가슴에 소중한
꿈을 키워 갔다.
“사회는 타락했지만 바아베리처럼 훌륭한 사람은
얼마든지 많을 거야.
나도 어려운 사람을 위해 일생을 바칠 거야.”

그는 인생의 목표를 세웠고 그 목표엔 변함이 없었다.
어른이 된 그는 타락한 사회의 병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은 정치 경제도 아닌 교육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동들을 구원하려는 교육 개혁에 일생을 바쳤다.

그가 이렇듯 교육에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바아베리라는
가정부의 숭고하고도 희생적인 모습을 보며 자랐기 때문이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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