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북을 두드리며

윈 형제 | 2015.10.01 23:49:1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북을 두드리며


우리 다섯명은 공안당국이 있는 감방 안에 감금되었다.

기온은 영하 한 참 아래로 떨어졌다.

외투는 공안원이 빼앗아 밖에 던져버렸다.

몸이 후들후들 떨렸고 사지가 푸른색으로 변했다.

정신이 가물가물해지는데 부어오른 손목에는 싸늘한 수갑이

감방 문과 쇠창살을 두드렸다.

주위를 둘려보니 방구석에 부서진 나무 궤짝이 있었다.

그 안에 낡은 북 하나가 들어 있었다.

나는 수갑으로 그 북을 두드리며 요란한 소리를 냈다.

그리고 시편 150편으로 목청껏 찬양했다.

윈 형제<하늘에 속한 사람/홍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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