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달빛과 손거울

한재욱 목사 | 2018.09.25 23:03:27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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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달빛과 손거울
 ‘“아, 눈이 많이 내리고 있어요. 보여드릴까요.” 그는 장지문을 열어젖히고 안뜰에 내리는 눈을 보여주었다. “추우니까 이제 닫읍시다.” 손거울로 뜰을 비취며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내게 그는 부드럽게 말하고 조용히 장지문을 닫고 돌아갔다.’
미우라 아야코가 지은 ‘길은 여기에’(홍신문화사, 정성국 옮김, 304∼305쪽)의 한 구절입니다. 수많은 질병 속에 몸과 영혼을 가눌 길이 없었던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 그녀는 마침내 예수님이 길과 진리인 것을 발견합니다. 그래서 ‘길은 여기에’라는 책을 저술합니다. 몸이 아파 방 밖으로 나갈 수 없었던 그녀는 달빛과 눈이 너무나 보고 싶어 손거울을 방 밖으로 내밀어 봤다고 합니다.
손거울에 비췬 달을 보던 그녀의 모습이 애처롭다기보다는 고결합니다. 그녀를 통해 달빛과 눈을 마음껏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할 일인지 깨닫습니다. 나무가 모여 숲이 되듯이, ‘일상’이 모여 ‘일생’이 됩니다. 일상은 모두 주님의 은혜와 신비로 빛나고 있건만, 감사를 잊은 내 모습에 고개 숙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이 자리가 감사의 자리요 꽃자리요 기적입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8)”
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삽화=이영은 기자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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