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박 3일 동안
설악에 머물다 내려왔습니다.
새벽 4시 30분 집합
5시 서울에서 출발하여
9시 한계령에서 설악으로 들어가
대청 아래 중청에서 하루를 묵고
이튿날 대청봉에 올랐다가
수렴동 계곡에서 낮 시간을 보내고
소청에서 하루 밤을 묵은 후
천불동계곡을 지나
설악에서 동해로 나왔습니다.
평소 버스 한 정거장도 걷지 않던 젊은이들이
45리터 이상 되는 배낭을 메고
가파른 언덕을 오르내렸습니다.
돌 뿌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고
벼랑으로 떨어지지 않으려면
한 순간도 한눈을 팔 수 없는 산행은
실로 고통의 시간입니다.
이처럼 한 발짝 한 발짝 고통을 이겨야 하고
긴장하며 길을 가는 과정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러한 순간들은 무엇보다
다른 생각을 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멈추지 말고 가야 하고
견뎌야 하고 이겨내야 할 뿐입니다.
오직 정신집중, 몰두, 극기, 인내만이
채득되는 순간입니다!
땀을 흘리는 중
불순물만이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생각 아닌 생각들은 사라지고
참된 것만이 남게 됩니다.
그것으로부터
참된 내가 나 자신과 그리고 주님과
대화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주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