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다시 돌아오기를

이주연 목사 | 2018.09.12 19:11:0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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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 산행의 길엔 특별한 한 형제가 있었습니다.
그는 30대 중반의 노숙자였던 형제입니다.


몇 차례 부침이 있었지만
산마루교회 노숙인을 위한 예배에 참석하고
사랑의 농장에서 일하며 마음을 추스리면서
미래를 새롭게 열기 위해 준비하는 청년입니다.    


그에게 운전면허를 딸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필기시험을 한번에 합격하고
기능시험도 역시 한번에 통과하고
주행만 남은 상태였습니다.


그는 교회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면서
새벽기도회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교회의 일도 자발적으로 참여하였습니다.


최근에는 정신과 진료도 받고
영육간의 치유를 받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설악 산행에서는 청년들과 함께
산을 넘으면서 공동의 짐을 많이 지면서
희생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여느 청년들과 다름 없이 대화와 
기도도 함께 하면서 앞날의 꿈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교회를 나가버렸습니다.


우리 모두는 잠시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커다란 낙담과 아픔을 겪게 되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운전면허를 따고
공동체가 다시 설립되면 함께 고랭지 채소를 길러
더 많은 농지를 확보해서 자립할 수 있게 될 텐데.


그리고 본인이 원하는 검정고시도 보고
남은 삶을 믿음 안에서 행복하고
성공적으로 보람되게 살아갈 수 있을텐데!


공동체라도 벌써 다시 세워졌었다면
떠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너무도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던 중 마음에 찾아드는 것은
"공부하기 위해서 나간 것은 아닐까?
차라리 그런 각오로 나가서 검정고시부터 해내고
성공하려 하는 것이라면 그 얼마나 좋을까?" 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속히 돌아와서
다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서신 가족들께서도 기도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이주연>


*오늘의 단상*
마음껏 떠들어 보면 
침묵의 갈망은 더 커질 것이요,
마음껏 즐겨보면
정숙함의 찬란한 고요가
더욱 그리워질 것입니다. <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2017.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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