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빈 공간

한재욱 목사 | 2018.08.27 22:23:3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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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빈 공간
 
 “우리가 늘상 밥을 담는 그릇의 핵심은 그릇의 재질이나 형태가 아니라 밥을 담을 수 있는 ‘빈 공간’이며, 마찬가지로 집의 핵심은 건축 재료나 구조가 아니라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빈 공간’으로 봤다.”
오정욱 저(著) ‘빼기의 법칙’(청년정신, 46쪽)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바퀴의 핵심은 바큇살이 바퀴통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한 ‘빈 공간’입니다. 금반지도 그렇습니다. 금반지의 본질은 금이 아니라 손가락에 낄 수 있는 빈 구멍입니다. 피리도 속이 비어 있어야 연주자의 호흡이 들어가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원자(atom)들이 움직이려면 빈 공간이 필요하고, 우리 몸도 빈 공간들 덕분에 기능하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빈 하늘을 보며 무한한 상상력을 키웁니다. 무엇보다도 파스칼은 인간의 마음속에는 세상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빈 공간’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공간은 오직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는 빈 곳입니다. 교만한 인간은 그 공간마저 돈과 권력, 명예와 성취감으로 채우려 합니다. 그럴수록 빈 공간은 더욱 커지며 허무와 고독으로 몸서리칩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마음의 텅 빈 공간을 보며 안개 같은 세상의 허망함을 깨닫습니다. 그리곤 하나님을 생각하고 겸손을 배웁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 5:3)”
글=한재욱 목사(서울 강남비전교회), 삽화=이영은 기자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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