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자기 지평선을 넘어

이주연 목사 | 2017.09.27 23:24:27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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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초보자는
깊은 계곡 난생 처음 보는 절경 앞에서
이 하늘 아래 자신이 처음
그 광경의 목격자인 양 착각하고 맙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미 열려 있는 산길을 따라 걸으며
그 길이 숱하게 많은 이들로 인함임을 깨닫고
뒤늦은 자신을 발견합니다.

깨달음과 지혜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으로 큰 종교적 각성이나 지혜를 얻은 사람은
자기만이 처음으로 그 보화를 얻은 듯
착각에 빠지고 맙니다.

그러나 계속 길을 가는 이는 머지않아
그 길에서 이미 숱하게 많은 영혼들이
노래하고 지나갔던 흔적들을 발견하고 맙니다.

그때에야 비로소 깨달음과 지혜는 자기만의 것이 아니며
우주의 시간만큼 오래 묵은 것이나
녹슬지 아니하는 하늘에 속한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이렇듯 깨달음과 지혜 너머의 지경까지 이를 때에
우리 자신은 자기 지평선을 넘어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주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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