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그 남자와의 행복한오후

이주연 목사 | 2014.01.01 23:54:5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저녁시간 지하 건물을 빠져 나오는데

가끔 뵙는 구두닦이 아저씨가 반갑게 먼저 인사를 건넨다.

검은 모자에 퉁퉁하고 반듯한 인상을 가진 사내다운 모습이 있는 이다. 

오늘따라 더 밝은 모습이었다. 나도 반가웠다.

 

옆에 자판기가 눈에 띄기에

캔 두 개를 뽑아서 하나를 건넸다.

 

일전 어느 날

목사님, 오늘은 지금까지 세 켤레예요! 하기에

내 구두 닦은 값을 지불하면서 1만 원에 대한 거스름돈을 받지 않았더니

엘리베이터까지 따라와서 잔돈을 집어 넣어주었던 일이 생각나서

실수했나 해서 캔 하나를 건넨 것이다.

 

오늘은 손님도 있고 구두도 줄을 서있기에 덕담 한마디 했다.

이야, 오늘은 됐네요. 보기 좋네요!

아저씨가 제일 행복해요. 걱정 없잖아요.

오늘은 잘 닦기만 하면 되잖아요!

 

그러자 인상을 찌푸리면서 조금만 소리를 낸다.

그렇지도 않아요. 골치 아파요.

글쎄 될만하면 빌딩 주인이 자꾸 보자고 해요!

 

목사님은 행복하시겠어요.

좋은 일만 하면 되니까요.

 

하하하하하...  나는 웃고 말았다.

 

목사님, 글쎄 돌이켜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사람들은 서로 못살게 난리를 쳐요. 그렇죠?

 

맞는 말씀입니다.

벽제 화장터 가보니까 관들이 값이 다르긴 해도

타는 시간은 다 마찬가지더라고요. 그리고 남는 것도!

지금 천국을 누리면서 살아야지요.

 

"하하하하......"   

그 사내의 깊은 뱃 속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아라. 진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이주연>


 
*하루 한 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헌 벽돌일지라도,

새 집을 지을 수는 있습니다. <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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