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희망의 싹

이주연 목사 | 2013.12.06 19:28:0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사랑의 농장에서 가을걷이를 목요일에 끝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학기 해맞이대학(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강좌)의 학생들은
오기로 하였던 이들조차 한 명도 오지 않아
3년 만에 처음으로 경건의 시간에 야단 치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여러분들이 먹을 김장을 하기 위해 함께 하자고 하였는데
오기로 약속한 이들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정말 사람이라면 어찌하여야 합니까?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일 년에 한번 있는 일에 참여해야 하지 않습니까?

일 나간 사람들이라면 괜찮겠지만
그러지 않으면서도 배추 몇 포기 뽑아 나르지도 못합니까?
게다가 오면 몇 만 원씩 일당도 드리는데.

인생의 길에서 아플 때도 있고
넘어질 때도 있고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서로 돕고 힘이 되자고 해맞이대학도 열고
사랑의 농장과 해맞이공동체도 만들었는데
서로 돕지 못한다면 정말 큰 실망입니다.

나는 어려운 이웃돕기를 하면서 희망과 절망을 봅니다.
김oo 형제님 같은 분은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자들을 보면서 
돕는 손의 아름다움을 보고 나도 저렇게 돕는 이가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를 도우려고 합니다. 이것이 희망입니다.

그런데 더 많은 분들은 돕는 이들의 손에 들린 물질만 봅니다.
이것이 제게 절망을 불러옵니다.
이것을 깨는 분들이 되어야 비로소 희망이 싹트게 됩니다.
나는 여러분 모두가 이런 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  

그런데 어제 아침 김장을 하려고 배추를 절이는데
5명의 형제들이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저녁까지 일을 도왔습니다.

주방장 출신의 형제는 알타리를 날렵한 칼 솜끼로 잘 다듬고
젊은 ooo 형제는 무 배추를 열심히 씻었습니다.
봉사하는 교우들이 흐뭇해 하셨습니다.

나는 형제들에게 이번 만큼은 봉사로 하라고 수당을 드리지 않았습니다.
식사와 찜질방 비용만 제공하였습니다.
형제들도 뿌듯해 하며 내일 아침 다시 오겠다고 하였습니다.
<이주연>
 

*하루 한 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진정한 행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데서 옵니다.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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