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린 사람들의 식탁
식탁에 둘러앉아 같은 빵을 떼고 같은 잔의 물을 마실 때 우리는 서로에게 지극히 여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어깨에 기관총을 메고 허리에 권총을 찬 채 평화로운 식사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식사를 할 때 우리는 무기를 ―실제 무기든 마음의 무기든― 문간에 내려놓고 여린 모습의 서로를 신뢰하는 장소로 들어간다.
여린 하느님이 여린 사람들을 평화의 식탁으로 초대하는 자리라는 데 성찬의 아름다움이 있다.
우리가 빵을 떼어서 그것을 서로 나눌 때 두려움은 사라지고 하느님은 아주 가까이 다가오신다. (10. 3)
번역/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