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막노동의 비밀

물맷돌 | 2016.04.09 22:07:2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 1147] 2016년 3월 30일 (Tel.010/3234/3038)


막노동의 비밀


샬롬!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기를 빕니다.

이곳 지리를 잘 아시는 목사님과 함께 산책코스를 둘러봤습니다.

시골에서만 살던 사람이라서 조금은 걱정했으나, 오늘 둘러보니 쉽사리 정을 붙일 수 것 같습니다.


대학교 3학년 때, 나는 인턴기자로 신문사에서 일했습니다. 나는 바바리 자락 휘날리며 ‘높은 사람들’을 만나고, 부조리한 현실을 마구 고발하고, 현란한 문장력을 발휘해서 역사에 남는 기사를 쓸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웬걸, 인턴기간 동안에 내가 한 일은 주로 엑셀 파일정리, 방송뉴스 모니터, 친구들에게 코멘트 받는 것이었습니다.


인턴끼리 모이면, ‘4년제 대학 나와 이런 허드렛일을 하다니!’하면서 한탄을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그게 ‘허드렛일’이 아니라는 것을, 정식기자로 입사한 후에 알게 되었습니다. 실제 기자가 되어 보니, 그보다 더한 ‘막노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남의 집 앞에 서서 하염없이 기다리거나, 눈이 빠지도록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한 사람의 연락처를 알아내려고 수십 군데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형기획 기사나, 만나기 어려운 인물의 인터뷰를 준비할 때는 ‘막노동’의 강도가 더욱 세어졌습니다. 이때, 하찮아 보이는 일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여러 사람을 만나보니, 겉으론 번듯해 보이는 직장인도 각자 일상에선 저마다 ‘막노동’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의사도, 교사도, 운동선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커다란 성취를 이룬 사람일수록, 안 보이는 곳에서 읽고 또 읽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대단하고 거창해 보이는 일도 ‘허드렛일’과 ‘막노동’으로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나서야 완성되는 걸 보면서, 나는 겸손해졌습니다.(출처: 최수현)


[여러분은 능력이 많으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때가 되면 하나님이 여러분을 높여주실 것입니다(벧전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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