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워쩌?

물맷돌 | 2023.06.30 21:40:25 | 메뉴 건너뛰기 쓰기

30.jpg[아침편지3400] 2023년 6월 14일 수요일

 
“워쩌?”
 
샬롬! 어젯밤 좋은 꿈 꾸셨는지요? 6월 14일 수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갑자기 체중이 늘어났다면 점검해볼 11가지’ 그 다섯 번째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그 원인입니다. 전문가에 의하면, ‘스트레스는 비만 원인의 일등 공신’이라고 합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식욕이 솟는 ‘가짜 배고픔’을 느끼는 경우, 그 스트레스를 술이나 간식으로 해소하려는 충동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워쩌?” 할머니가 늘 입에 달고 살다시피 했던 말입니다. 사춘기 딸에게 쩔쩔 매는 저를 보셨다면 ‘워쩌!’라고 했을 겁니다. 제가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아 속상하고 난감해하고 있을 때, 하시던 말씀입니다. 할머니가 ‘워쩌?’라고 말씀하던 기억을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에 온기가 퍼집니다. 정말이지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할머니는 근본적으로 뼛속까지 무력하셨습니다.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고, 뒷방에서 TV보면서 조촐하게 늙어가는 중이었습니다. 그분은 한 번도 어떤 능력을 보여주시지 않았습니다. 제가 곤경에 처했다고 해서, 두 팔 걷고 나서서 도와주는 일도 없으셨습니다. 그저 속상한 얼굴로 ‘워쩌?’라고만 하셨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그 말씀이 상처 난 마음에 반창고가 되어주었습니다. 마음을 가득 채웠던 속상함이 제가 감당할만하게 작아지면서, 그저 뒷주머니에 쓱 집어넣고 다시 무언가를 해볼 만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할머니의 ‘워쩌!’가 ‘어떡하니?’라는 공감과 이해의 언어였다는 것을 뒤늦게서야 이해하고 깨달았습니다.
 
손녀가 “제발 무슨 말 좀 해보시라”고 아무리 닦달을 해도, 할머니는 꿈쩍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할머니를 포기하고 책의 세계로 날아갔습니다. 하지만, 할머니의 그 간단한 말씀 한 마디에는 ‘한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는데 필요한 모든 자양분’을 부족함 없이 모두 담고 있었습니다.
 
반면에, 풍성하고 화려한 저의 언어는 사춘기 아이를 키우는데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켰습니다. 저는 ‘언어의 과용(過用)이 독이 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할머니처럼만 하자!’ 저는 마음속으로 결심했습니다. ‘언어를 아끼자! 할머니처럼 말하자!’ 제가 할머니의 다섯 단어를 새로이 명심하고 꿀짱아(글쓴이의 딸)에게 할머니처럼 말하기를 실천한 뒤로, 우리의 관계는 천천히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출처;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심윤경 /작가)
 
‘워쩌’는 ‘어떻게 하니?’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 충청도사투리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로 ‘워쩌다가’가 있는데, 이는 ‘어쩌다가’의 사투리입니다.
 
글쓴이는 ‘할머니가 말씀하신 간단한 이 한 마디’가 ‘그의 상처 난 마음에 반창고가 되어주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 한 마디가 ‘한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는데 필요한 모든 자양분을 부족함 없이 모두 담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 반면에, 그녀가 ‘사춘기의 딸에게 들려준 풍성하고 화려한 언어는 그의 딸을 키우는데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켰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그의 할머니가 ‘워쩌?’하고 간단히 말씀하신 그 말이 그의 상처 난 마음에 반창고가 되어주었으나, 그의 풍성하고 화려한 언어는 그의 딸에게 오히려 부작용만 일으키고 말았던 것입니다. 효용성이라는 측면에 볼 때, 글쓴이는 풍성하고 화려하나 실속이 없는 말을 한 것이고, 할머니의 수식어가 없는 ‘워쩌’ 한 마디는 그야말로 ‘가성비가 좋은 말’이었던 겁니다.(물맷돌)
 
[말이 많으면 죄를 짓기 쉬우니, 말을 삼가는(조절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자이다.(잠10:19,쉬운성경) 내가 주님에 관한 것을 담대하게 말할 때나, 주님의 구원이 이방 사람들에게도 임한다는 것을 설명할 때, 하나님께서 적절한 말씀을 주시도록, 나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십시오.(엡6:19,현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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