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아빠만 있고 아버지가 없는 시대

최한주 목사 | 2015.11.14 22:46:2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빠만 있고 아버지가 없는 시대


2007년 9월의 뉴욕 타임스 지에 웨스트가 쓴 “기성세대의 몰락”이란 글이 소개되었다. 넥타이와 양복, 세상의 원칙과 예외를 가르치는 권위, 사회적 책임감과 직업윤리... 등이 우리 세대의 전형적인 아버지상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현대적 이미지”는 다르다. 청바지에 T-셔츠를 입고 전통에서 벗어난 차림에 야구모자를 쓰고 힙합이 나오는 MP3와 헤드폰을 낀 채 아들과 친구처럼 사소한 잡담을 늘어놓는 정도가 되어야 “괜찮은 아빠”로 여겨준다. 그러다보니 정상적인 아버지의 모습보다 시대와 자녀에 맞춘 아버지의 모습을 갖게 된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아들에게 아버지는 모방과 동경인 동시에 질투와 경외의 대상이다. 어머니에게 사랑과 정신적 안정감을 얻는 유아는 아버지를 통해 비로소 타인과의 관계, 사회적 규범과 이성적 사고를 배운다”고 하였다. 아버지의 꾸짖음을 통해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면 안 된다는 사실도 깨닫게 된다.

청소년 시기까지 끊임없이 아버지에게 반항하면서 그 반항을 다스리는 아버지의 권위를 통해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을 습득한다. 따라서 아버지는 아들의 성격 전체를 형성하는 가장 중요한 학습장이다.

이와 같이 대부분의 자녀들은 아버지로부터 권위와 자유의 공존, 사회적 행동을 배우게 되는 데, 아버지의 위치가 흔들려버리면 아버지로부터 배울 게 없다. 아버지로부터 배우지 못한 젊은 세대는 어른이 되어서도 성숙하지 못한 청소년의 사고방식으로 살게 된다. 배워야 모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에 대하여 웨스트는 “요즘 세대에게 아버지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기 또래 친구처럼 행동하고 생각하고 말하지 않는 아버지는 부모 취급을 받지 못한다. 아버지에게 이성과 사회적 규범을 배우기보다는 자신들의 “어긋난 취향”을 따르기를 원한다. 결국 유아시대부터 부르던 “아빠”라는 단어는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아빠”다. 자녀들에게서 “아버지”는 잊혀져 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계승되어야 할 이성과 문명, 역사와 교훈은 낡은 과거라는 이름으로 퇴색해 버리고 그 자리에 청소년기의 특징인 충돌과 돌발행동, 즉흥과 폭력성이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하였다.


자녀에게 잘 해주는 아빠는 있고 모범을 보이는 아버지가 없는 것이 21세기 오늘의 현상이다. 그리스도인은 자녀에게 모범된 삶을 배우게 하는 아버지여야 한다. 시대를 따라 사는 자가 아니라 시대를 거슬러 하나님께로 나아가려고 몸부림치는 신앙의 본을 보여주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 이런 아버지가 있을 때 가정과 교회에 희망이 있다.

최한주 목사<푸픈숲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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