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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3.05.31 19:39:30 | 메뉴 건너뛰기 쓰기

t28-1.jpg아침편지3365] 2023년 5월 3일 수요일

 
할머니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샬롬! 밤새 안녕하셨는지요? 5월 3일 수요일 아침입니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코로나 백신과 함께 맞아야 할 예방접종’ 그 두 번째는 ‘폐렴구균’입니다. 폐렴구균은 폐렴과 중이염, 수막염 등을 일으키는 주요원인이랍니다.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는 매우 치명적인 고로, 만 65세 이상과 만 13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꼭 맞는 것이 좋답니다. 폐렴구균예방접종은 보건소에서 무료로 접종하는 ‘23가 다당질 백신’이 있고, 일반 병원에서 유료로 접종하는 ‘13가 단백접합 백신’이 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제가 기쁜 척하든 슬픈 척하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저의 속마음을 콕 찍어 말한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저를 보는 눈빛을 보면, 마음속 깊은 곳을 쿡 찔리는 기분이었습니다. 할머니의 눈빛은 정확하게 ‘저놈이 실은 속상해서 저러는구먼!’이라고 말씀하고 있었습니다. 식구들과 친구들을 능숙하게 모두 속여 넘겼으나, 할머니만은 저의 속마음을 훤하게 알고 있었습니다. 입으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면서 뒤돌아서는 등짝만을 보고서도 ‘네가 속상해서 나도 속상하다’고 말씀하는 재주가 할머니에게는 있었습니다.
 
그처럼 귀신같은 데가 있으면서도, 할머니는 입을 꾹 다물고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둔하다느니, 아무 것도 모른다느니, 하는 못된 소리도 못 들은 척 넘기셨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할머니가 ‘어찌 그처럼 빤히 보이는 저의 속을 한결같이 모른 체 넘겨줄 수 있었을까?’싶습니다. 저 같으면, 제가 아는 것들을 미주알고주알 말하고 싶어 허파가 터졌을 겁니다. 할머니는, 자신이 둔하고 어리석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어도, 조금도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남들의 그런 평가 따위는 애초 그분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상처를 알아채지만 헤집지 않는 것, 알면서도 모른 체 해주는 것, 억울한 오해를 받아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 민감함과 대범함 사이에 묘하게 자리잡은 할머니의 무심한 반응은, 청천벽력 같은 큰일도 견딜만한 작은 것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힘이 있었습니다. 할머니한테서 그런 무심한 이해를 받고나면, 사납게 파도치던 제 마음의 거칠던 너울이 가라앉고, 어느덧 평화로운 쪽으로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아직 어리고 미숙한 꿀짱아가 얼굴도 본 적 없는 할머니의 어떤 중요한 일면을 그대로 빼닮아서, 그분의 표정을 짓고 그분의 몸짓을 할 때, 저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커다란 행복감에 젖곤 합니다.(출처;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심윤경 / 소설가)
 
글쓴이의 할머니에게는 ‘말없으심의 능력’이 있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속에서 “입으로는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시면서 뒤돌아서는 등짝만을 보고서도 ‘네가 속상해서 나도 속상하다’고 말씀하는 재주가 할머니에게는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는 “상처를 알아채지만 헤집지 않는 것, 알면서도 모른 체 해주는 것, 억울한 오해를 받아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것, 민감함과 대범함 사이에 묘하게 자리잡은 할머니의 무심한 반응은, 청천벽력 같은 큰일도 견딜만한 작은 것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힘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너무나 부럽고, 또한 닮고 싶은 할머니의 모습입니다. 글쓴이는 “자신의 딸에게서 할머니의 표정과 몸짓을 발견할 때마다, 말할 수 없는 행복감에 젖곤 한다.”고 했습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물맷돌)
 
[제 속을 들여다보시는 하나님, 제가 언제나 온전한 마음으로 당신 편에 서 있었다는 것을, 주께서 잘 아십니다.(렘12:3中,현대어) 내가 그리스도에 대한 기쁜소식을 전하며 정성껏 하나님을 섬기는 것과, 또 여러분을 기억하며 쉬지 않고 기도하는 것을, 하나님도 잘 알고 계십니다.(롬1:9,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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