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떠난지가 얼마인데

이주연 목사 | 2015.01.27 23:53:5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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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돌보아 드리던 노숙인 할아버지가 계셨습니다.

산마루 노숙인대학에서 제주도 수학여행을 함께 가며

서귀포 올래길 바닷가를 거닐면서 눈물을 함께 나눈 분입니다.

 

"나는 내 인생에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그리고 그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떨구었습니다.

 

그러던 분이 몇 해가 지나자

치매가 찾아왔습니다.

 

수첩을 뒤져 전화번호를 찾아냈습니다.

치매가 왔다는 사실을 알렸습니다.

 

저쪽에서 대답했습니다.

"떠난 지가 얼마인데.....연락하지 마세요!"

무슨 곡절이 있었겠지요.

 

이것이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이러한 세상에서도 그래도 우리의 삶이 끝나는 그 날

이생의 삶을 기억하고 배웅하는 데가 교회입니다.

 

이 지상에서 그래도 이해관계를 넘어

서로 만날 수 있는 곳이

교회이며 성도들입니다.

 

*사진-우리 곁을 떠나신 할아버지와 제주 올래길에서 걷던 순간   

 

산마루묵상

내 기도에 응답하지 않은 응답의 축복

 

내가 원하는 것은 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내게 필요한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모든 사람들 중에 나는

가장 축복받은 사람입니다.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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