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포도나무로 보는 기도 응답

어릴 적 우리 마을의 집들은 담이 낮았고 도둑은 마음만 먹으면 집 안으로 넘어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는 포도가 익어 갈 때면 초연해지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형 친구들이 담을 넘어 포도를 몰래 먹고 도망갔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형 친구들이 담을 넘을 때면 소리만 듣고도 누구인지를 정확히 알았습니다. 어느 해 아버지는 포도가 익어가자 포도나무를 베어버렸습니다. 포도나무가 아이들을 도둑으로 만든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포도나무를 길러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포도나무에 관한 말씀은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기도 응답의 길을 알려주는 요한복음 15장 말씀을 더 깊이 묵상할 수 있었습니다. 기도 응답을 받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먼저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하나님의 말씀을 붙드는 겁니다. 사랑하면서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면 넘치는 기도의 응답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기도하기 전에 사랑의 실천을 하고 있는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지성호 목사(서울이태원교회)

<겨자씨/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