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봄의 맛

이주연 목사 | 2013.04.03 17:56:38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유난히 추운 날씨에 내내 집에만 갇혀 웅크리고 있는데

모처럼 따스한 봄 날씨가 찾아왔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자는 친구들의 성화에

근처 산에 올랐습니다.

 

간만에 찾아온 봄 날씨가 무척이나 반가웠는지

산은 상춘객으로 가득했지만

오래간만의 주말 휴식을 반납한 나로선

눈에 들어오는 광경이 반갑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산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내려오는데

누군가 내 옷깃을 살며시 당겼습니다.

돌아보니 한 할머니가 눈앞에 잘 말린 나물 한 덩이를 내밀며

"어이, 총각! 이거 하나 사가." 라고 하셨습니다.

 

그 할머니는 길가에 여러 나물이며 팥, 콩 등을  놓고 파셨습니다.

혼자 살기에 해 먹지도 못하고 짐만 될 것 같아 잠시 머뭇거렸지만

결국 산을 내려온 내 손에는 나물 담긴 비닐 봉지가 들려 있었지요.

 

친구들과 헤어지고 집에 가려는데 나물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혼자서는 처치 곤란이라 부모님 댁에 둘러 어머니께 나물을 건넸습니다.

그렇게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된장국이 끓여졌고,

오랜만에 가족 모두 식탁에 둘러앉아 식사를 했습니다.

 

봄의 맛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한 그릇을 다 비우고 나자

할머니가 나물을 건네며 하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본다고 다 아는 것은 아니지. 봄은 이 안에도 있다오."

오랜만에 봄기운을 느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서신 가족이신 김인숙 님께서 보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료 출처-김재국 님의 봄의 맛『행복한 동행』 2012 4월 호>
 
*하루 한 단 기쁨으로
 영성의 길 오르기*

순간순간을
마음껏 기쁘게 살되
경박해지지는 마십시오.<연>

 

<산마루서신 http://www.sanlet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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