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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2.09.30 20:14:3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3165] 2022년 9월 10일 토요일

 

‘나는 네 편이야!’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습니까? 추석명절날 아침입니다. 아무쪼록 즐겁고 행복한 추석명절이 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명절날 가족이 함께 모이면 ‘종교와 정치’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복음 전도(傳道)는 ‘몸으로 직접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지, 말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사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물론, 필요할 때에는 말로도 분명 전해야 합니다만, 그러나 명절에는 절대 삼가야 합니다.

 

교수님은 몸의 방향, 기울기, 시선과 표정으로 ‘지금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전달했습니다. 중간에 말을 끊거나 질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래, 그랬구나!”하고, 짧지만 강렬하게 긍정하는 반응만 보이셨습니다.

 

‘온전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내편이 생겼다’는 마음에서였을까요? 다른 사람 앞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말들이 그 교수님 앞에서는 술술 나왔습니다. 그때의 상황과 제 마음, 그리고 저의 생각을 영어로 거침없이 말할 수 있었습니다. 수십 년 동안 상담자와 선생님으로 살아온 교수님께서 온몸으로 진정한 공감을 표현해주신 덕분에 ‘그 좁은 연구실에서 짧은 시간 동안’ 제 마음과 제 감정을 다 쏟아낼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제 이야기를 다 들으신 뒤에도, 대신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겠다고 약속하거나, 이렇다 할 해결책을 말해주지도 않았습니다. 아니, 교수님은 말씀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완전히 이해받고 나니, 신기하게도 ‘다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을 주섬주섬 주워 담아 다시 도전해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거기 있어주기, 그리고 듣기만 하는 것’이 무슨 상담이 될까 싶었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놀라웠습니다. 사실, 누군가가 고민이나 걱정을 털어놓을 때,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들어준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뭐라도 돕고 싶은 욕구’도 억누르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말을 어서 빨리 떠올려 위로해주어야 할 것 같다.’는 의무감이 불쑥불쑥 솟구치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마음을 조심스레 열고 속내를 털어놓는 사람’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나는 네 편이야!’하는 눈빛을 보여줘야 합니다. 때론, “나도 그런 적이 있어!”라고 말해주면 공감과 위로가 될 것 같지만, 섣불리 그렇게 말하면 오히려 상대방의 마음이 닫힙니다.(출처; 꽤 괜찮은 해피엔딩, 이지선/한동대)

 

이지선 교수(당시는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준 그 교수는 ‘지금 내가 너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전달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네 편이야!’하는 눈빛을 보여주었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상담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그냥 거기 있어주기, 그리고 듣기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법 성숙한 인격자라도 이런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전문적인 상담가가 아니더라도, 그 누군가의 고민을 들어줄 기회가 생긴다면, 위의 이야기를 참고해보시기 바랍니다. 보통 우리가 대화할 때에도 ‘기본적으로 취해야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물맷돌)

 

[모세가 살아있을 동안에 내가 그와 함께 하였던 것을, 네가 기억하지 못하느냐? 그때와 똑같이 너와 함께 하리라. 너를 떠나지 않으리라. 너 혼자 있게 놔두지도 않고 너를 버리지도 않으리라.(수1:5,현대어) 우리가 이 일에 대하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만일 하나님이 우리 편이시라면, 누가 감히 우리를 대항할 수 있겠습니까? 자기 아들까지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 모든 사람을 위해 내어주신 하나님이 어찌 그 아들과 함께 다른 모든 것도 우리에게 아낌없이 주시지 않겠습니까?(롬8:31,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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