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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2.08.26 14:05:0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3133] 2022년 8월 4일 목요일

 

“엄마, 아직도 발가락이 졸려요!”

 

샬롬! 밤새 평안하셨는지요? 지난밤도 열대야로 밤잠을 설치신 것은 아닌지요? 아무쪼록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제가 ‘나이 들면서 점차 눈물이 많아진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나이가 들수록 눈물의 양은 줄어든다.’고 합니다. 다만, 노화로 인하여 눈물관이 좁아지면서 눈물이 넘쳐 흐리기 때문에 눈물이 많다고 느끼는 것뿐이랍니다.

 

또래보다 좀 빠른 언니를 둔 탓에, 둘째의 성장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리게 느껴졌습니다. 글자를 깨쳐 부모 앞에 책을 가져다 놓고 뽐낼 시기가 된 것 같은데, 아무 말 없이 그림책만 보는 아이가 내심 걱정스러웠습니다. 길을 걸어갈 때마다 언제쯤 간판글씨를 읽을 수 있을지 조바심이 났습니다. 아이가 곤히 잠든 후엔 남편에게 걱정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아이마다 개인차가 있다는 걸 아는데도, 마음이 복잡하네요. 둘째가 정상적인 발달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첫째랑 비교하면서 자꾸 욕심과 죄책감이 커져요.”

 

그렇게 애를 끓이던 둘째는, 6살의 겨울 어느 날, 갑자기 책을 가져오더니 소리내어 읽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얼마나 놀랬던지, 아직도 저는 그날 아이가 입었던 옷이 기억납니다. 늦잠을 자는 아이를 깨우며 ‘빨리 일어나 밥 먹으라!’고 재촉하면 “엄마, 아직도 발가락이 졸려요!”하면서 눈을 뜨지 못하던 아이, 유치원 가는 길에 떨어진 나뭇잎을 기어이 만져야 하는 아이, 과자 부스러기를 열심히 나르는 개미를 끝까지 따라가는 아이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항상 그런 아이의 느릿한 속도를 지켜보지 못하고 마냥 재촉하기만 하던 제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에도, 아이는 느긋했습니다. 저만 혼자 속을 끓였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그 날도, 아이는 방에서 나와야 할 시간을 한참 넘기며 계속 뭔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다그치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면서, 저도 조금씩 지쳐갔습니다.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 달라지기를 바라는 욕심으로 자꾸 재촉하던 제가 육아우울증을 겪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날도 저는 인내심이 한계에 이르러 “아직도 옷을 갈아입지 않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라고 언성을 높이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문이 열리더니 아이가 제게 뭔가를 내밀었습니다. 그날 학교에서 받았다는, 포도 맛 젤리 하나와 작은 쪽지였습니다. 손바닥만 한 쪽지에는 “엄마, 사랑해요! 꽃이 피듯, 엄마를 향하여 제 마음이 피어나고 있어요!”라고 적혀 있었고, 벚꽃나무 한그루가 함께 그려져 있었습니다. ‘사랑의 벚꽃나무’라고 적힌 아이의 글씨를 보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뒤의 기억은 사실 선명하지 않습니다. 아마도 아이 앞에서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얼른 아이를 꼭 품에 안아주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제 아이의 세계는 어떤 마음, 어떤 색깔이었을까요?(출처; 샘터, 이은주/ 충남 천안)

 

어떤 분이 말씀하기를 ‘이 세상의 부모들 중, 그의 과거 학생 시절 모범학생이 아닌 사람이 드물다.’고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자기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들 중에서, 그 자녀가 천재 아니면 영재 아닌 경우가 드물다’고 했습니다. 또 하나, ‘이 세상 다수의 부모들이 그 자녀를 자신을 드러내는 선전판 삼으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 자녀를 무리하게 재촉하거나 안달해 하면서, 글쓴이처럼 ‘육아우울증’까지 걸리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튼, 자녀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명심해야 합니다. 자녀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고로, 부모의 욕심에 따라 자녀를 양육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으로 만들기 위하여 기도로써 주님께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물맷돌)

 

[자녀는 여호와께서 주신 선물이며 상급으로 주신 그의 축복이다.(시127:3,현대인) 부모들에게도 한마디 당부하겠습니다. 자녀들을 너무 꾸짖지 마십시오. 또 잔소리를 늘어놓아 반항심을 일으키거나 분노를 품게 하지 마십시오. 그보다는 주님의 사랑이 담긴 훈계와 조언과 충고로 키우십시오.(엡6:4,현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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