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든든한 기둥처럼

조주희 목사 | 2024.02.13 21:08:3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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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든든한 기둥처럼

 

할아버님께서 제게 가끔 말씀하신 게 있습니다. “너는 이 집안의 기둥이다. 잊지 마라.” 뛰어노는 게 즐겁기만 할 나이였던 제게 왜 그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뭔가 무거운 짐을 져야 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니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어려서부터 몸과 마음가짐을 제대로 해 삶의 자리에서 기둥처럼 굳게 서서 살아가기를 원하셨기에 그렇게 말씀하셨다는 걸 깨달은 것이죠. 가정을 소중히 여기셨으니 가정에서부터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신 듯합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누구나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누구나 기둥처럼 굳게 서서 어딘가에서는, 그리고 무엇을 위해 받쳐주고 버티는 몫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든든하다는 말이 그렇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 자리를 재주와 기술이 대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교회든 가정이든, 직장 등 어디서든지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기둥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가 요구하고 있습니다. 굳게 선 기둥처럼 말없이 지켜주는 든든한 사람이 그리운 시대입니다.

조주희 목사(성암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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