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던진 말은 칼날이 되어

물맷돌 | 2022.06.06 21:08:2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3068] 2022년 5월 20일 금요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던진 말은 칼날이 되어

 

샬롬! 지난밤 좋은 꿈 꾸셨는지요? 오늘도 내내 행복한 하루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방해하는 7가지 상식’ 중 두 번째는 ‘공통된 취미가 있어야 좋다’입니다. 물론 좋은 점도 있지만, 취미를 공유하면서 서로 비난하거나 부정적인 대화가 오간다면 오히려 없는 편이 낫답니다. 그러니까, 공통된 취미의 유무가 아니라, 부부간 소통방식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방문을 잠근 것은 동생 자신이었습니다. 무한경쟁 사회에서 끊임없이 문을 두드린 동생. 이력서를 수백 번 고쳐 쓰고 공무원준비로 3년을 보내면서, 이름 앞에 비정규직, 임시직, 인턴 딱지를 붙이면서. 그런데도 응답하지 않는 세상 앞에 동생은 무력해졌습니다.

 

큰언니가 자리를 마련해준 회사에서 동생은 ‘3년간 괴롭힘을 당했다’고 합니다. 다닌 지 2년이 된 무렵부터, 눈에 띄게 어두워지고 말라갔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동생이 힘들어하는 줄 몰랐습니다. 엄한 엄마 앞에서, 동생은 투정 한 번 부리지 못했습니다.

 

동생이 회사를 그만두고 우울증치료를 받을 즈음, 우리는 큰언니 지인을 통하여 그간 동생이 당한 일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동생에게 그만 또 실수했습니다. “아무 것도 아냐. 나약하게 굴지 말고 훌훌 털어버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던진 말은 칼날이 되어 동생 심장에 꽂혔을 겁니다. 동생의 눈물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 그날, 동생은 방문을 잠갔습니다.

 

처음엔 ‘막내로 곱게 자라서 그렇다. 배고프면 나올 거다’라고 했지만, 동생은 미동도 없었습니다. 방문을 뗄 생각까지 했다가, 상황이 악화될 것 같아서 이도 저도 못했습니다. 우리 속이 답답한 게 먼저였습니다. 이런 우리의 태도가 동생에게 얼마나 폭력적으로 느껴질지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문득 동생이 저에게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물잔에 검은잉크가 퍼지듯, 방안이 온통 어두워지면서 숨이 막힌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면 더 큰 어둠이 쏟아질 것 같아 무섭다.’고 했습니다.

 

햇살이 좋은 날, 부모님과 동생이 지내는 집을 찾았습니다. 오래된 벽지를 뜯어내고, 장판도 새로 깔았습니다. 커튼도 밝은 색으로 바꿨습니다. 어둠이 더 이상 동생에게 덤벼들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알알이 노란 옥수수도 삶았습니다. ‘동생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데, 왜 잊고 있었을까?’하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동생의 방문이 살짝 열렸습니다. 그 틈으로 옥수수를 건네니, 동생이 말없이 받았습니다. 복숭아같이 포실하던 동생 얼굴이 푸석하고 거뭇해서 낯설었습니다.

 

30여 년 전, 동생이 세상의 문을 열고 나온 날을 기억합니다. 엄마가 만삭의 배를 쓰다듬으며 저에게 말씀했습니다. “성남아, 동생 보러갈까?” 저는 맨발로 뛰어나가 동네가 떠나가게 자랑했습니다. “동생 나와요!” 동생이 다시 세상을 향하여 문을 여는 날, 저는 어둠을 헤치고 나온 동생을 대견스레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을 연 곳에 빛이 가득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출처; 좋은생각, 김성남 / 경북 안동시)

 

제가 중학교를 졸업했을 땐 구로공단도 없었습니다. 아버지께서 먼 친척 되시는 분에게 취직을 부탁했더니, ‘공고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어디든 들어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갈 형편이었으면 취직부탁을 했을까요? 그러다가 서울에 있는 직업소개소에서 양계장을 소개받아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물을 제 때 주지 않았다’고 따귀만 한 대 맞고 쫓겨나야 했습니다. 물이 있으면, 왜 안주었겠습니까? 물이 충분치 않아서 주지 못했습니다. 그러니까, 근본적인 책임은 주인에게 있었지만, 어쩔 수 없었습니다. 저는 따귀 맞은 값 1만 원을 받아들고 양계장을 떠나오게 되었습니다.(물맷돌)

 

[그들이 대답했다. ‘아무도 우리에게 일자리를 주지 않았습니다.’ 주인이 그들에게 말했다. ‘당신들도 나의 포도밭에 가서 일을 하시오.’(마20:7,쉬운성경)]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