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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2.05.14 21:49:15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3050] 2022년 4월 29일 금요일

 

저의 마음은 그 어떤 벌을 받은 것보다 무거웠습니다.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는지요? 오늘도 내내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탤런트 이훈 씨가 최근 어느 방송에서 밝힌 이야기입니다. 이 씨가 얼마 전에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는데, 자기 딴엔 가족들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애썼답니다. 그런데, 그 자녀들 중 하나가 “강아지한테 코로나 옮기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더랍니다. 이 씨는 내심 그 자녀가 “아빠, 코로나 괜찮아요?”하고 위로해주리라고 생각했답니다. 하건만….

 

중학교 1학년 때, ‘감자’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가 있었습니다. 생김새는 물론, 만만한 성격이 감자 이미지와 비슷했고, 무엇보다 그 친구의 부모님이 농사를 짓기 때문이었습니다. ‘감자’는 자신의 별명을 싫어했습니다. ‘놀리지 말라’고 부탁했으나, 그럴수록 ‘감자’라고 부르는 입은 많아졌습니다.

 

하루는 ‘감자’와 함께 수업을 듣게 되었습니다. 평소 ‘감자’와 친하지 않았지만, 저는 다른 아이들처럼 ‘감자’를 놀리고 도망가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순간, ‘감자’가 울음을 터뜨리더니, 제 멱살을 잡았습니다. 저를 비롯한 아이들은 당황했고, 이 일은 금세 담임선생님 귀에 들어갔습니다. ‘감자’를 놀려서 ‘미안한 마음’, 담임선생님께서 모범생인 제게 실망할까봐 ‘불안한 마음’, 아이들 앞에서 멱살 잡혔다는 ‘창피한 마음’이 수업 내내 저를 감쌌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담임선생님은 우리를 불러 ‘어떻게 된 일인지?’ 상황을 물으셨습니다. 그때, 저는 평생 후회할 말을 내뱉고 말았습니다. “저만 그런 것 아니에요. 다들 ‘감자’라고 부르는데, 괜히 얘가 …….” 최악의 변명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어진 ‘감자’의 말이 놀라웠습니다. “모두 저를 ‘감자’라고 불러서 얘도 그랬을 거예요. 친구야, 갑자기 화내서 미안해.” 도리어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는 감자의 모습에, 선생님은 우리를 화해시키고 일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그러나 저의 마음은 그 어떤 벌을 받은 것보다 무거웠습니다.

 

이후, 저는 ‘감자’와 조금 친해져서 이름을 부르는 사이가 되었지만, 마음속의 말은 전하지 못했습니다. “친구야, 미안해!”(출처; 좋은생각, 정우혁/충남 태안)

 

그렇습니다. ‘감자’처럼 속이 깊고 너그러운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상대방 탓’을 하거나 ‘남 탓’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위의 글에서 보면, 승자는 ‘모범생’이었던 글쓴이가 아니고 ‘감자’였습니다. 글쓴이는 ‘감자’가 ‘자기 잘못’이라고 털어놓자, ‘그 어떤 벌을 받은 것보다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습니다. 이처럼, 이 세상에는 ‘이긴 것 같지만 실상 패자가 되어 쓴 맛을 보면서 사는 사람들’이 있는 가하면, ‘바보처럼 고개를 숙여서 패자처럼 보이나, 실상은 승자로 사는 사람들’도 적잖습니다.(물맷돌)

 

[주께서는 한없이 높이 계시나 낮고 낮은 사람들 굽어 살피십니다. 잘난 체하며 거만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한눈에 알아보십니다.(시138:6,현대어)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질 것이다.(눅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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