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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2.04.15 18:39:5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3018] 2022년 3월 23일 수요일

 

가장 진지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은?

 

샬롬! 지난밤도 편안히 잘 쉬셨는지요? 요즘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걷는 기분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하루도 무사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아시다시피, 넥슨 창업주 김정주 씨가 지난달 27일에 작고했는데, 사람들은 “내가 그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으면 절대 죽지 않을 거다.”라고 말한답니다. 그런데, 그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부자이면서도 그의 사무실이 따로 없었거니와, ‘넥슨’은 건물 네 채를 빌려 쓰고 있다는 겁니다.

 

중국에서 여행할 때의 일입니다. 깊숙한 마을로 들어가는, 붐비는 버스 안에서 한 꼬마아이를 무릎에 앉히게 되었습니다. 이 꼬마는 중국말을 전혀 못하는 위구르 아이였고, 저 역시 위구르 말을 하나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몸짓과 그림만으로, 우리는 버스를 타고 가는 16시간 동안, 또 아이 집에서 민박까지 하면서 배꼽 빠지게 웃고 놀았습니다. 떠나는 날, 아이는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고, 아이 엄마는 제가 떠나지 못하도록 신발까지 감추었습니다. 말은 단 한 마디도 몰랐지만, 의사소통은 물론 마음까지 주고받았습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중국여행에서 가장 진지하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던 사람은, 다름아닌 영국에서 온 청각장애인이었습니다. 그 조용했던 수다를,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겁니다. 아프리카나 중동의 오지에서는, 오히려 순전히 한국말만 하고 살기도 했습니다. 어차피 그들은 제가 쓸 줄 아는 어떤 말도 모르고 저 역시 그들의 말을 하나도 모르니까, 그냥 “아줌마, 정말 고마워요.”하면 그들은 알아듣고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리고 헤어질 때 “할머니, 내내 건강하세요. 또 올게요.”하면, 같이 손을 흔들며 아쉬워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제가 얻은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서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주의 깊게 살피면 되고, 열심히 들어주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말이 아닌 마음이 통하기 때문입니다. 동물이나 식물하고도 이야기를 나눈다는데, 사람끼리 다르다고 해봐야 얼마나 다르겠습니까?

 

그런데, 한국에 돌아오니 “저 사람하고는 말이 안 통해.”하는 말을 심심치 않게 하거나 듣게 됩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세계 어느 깡촌에서도 통하던 ‘말’이 서로 동일한 언어를 쓰고 있는 우리나라 사람끼리 통하지 않는다니,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출처;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한비야 / 오지여행가)

 

아시다시피, ‘연애(戀愛)한다’고 할 때 ‘사모할 연(戀)’자는 ‘말씀 언(言)’자 양쪽에 ‘실 사(?)’가 있고, 그 받침에 ‘마음 심(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실낱같은 말을 주고받다가 마음이 통하게 될 경우에 사랑을 하게 된다는 겁니다. 요컨대, 진정한 대화는 서로의 마음이 통할 때에 이루어집니다. 그러니까, 마음이 열려야 대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을 닫아버리면, 아무리 많은 말을 해도 전혀 소용이 없습니다.(물맷돌)

 

[은쟁반에 담겨 있는 금사과가 보기에도 아름답듯이 경우에 따라서 적절히 하는 말은 얼마나 듣기가 좋은가?(잠25:11,현대어) 말할 때도 친절하고 분별력이 넘치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러면, 어느 누구에게든지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골4:6,쉬운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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