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좋은 날이니까, 그냥 넘어가요

물맷돌 | 2022.01.13 19:42:3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944] 2021년 12월 27일 월요일

 

좋은 날이니까, 그냥 넘어가요!

 

샬롬! 2021년도 마지막 월요일 아침입니다. 아무쪼록 ‘유종(有終)의 미(美)’를 거두시는 이번 한 주간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한진우 한의학 박사는 ‘흰머리를 보면 건강이 보인다.’는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앞머리 정중앙에 흰머리가 나면 뇌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이고, 옆머리에 흰머리가 나면 고혈압, 뒤통수 중앙에 나면 중풍의 위험신호랍니다.

 

저는 운전을 잘하는 아내를 만나 운전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차로 출퇴근하는 아내와 달리, 저는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익숙했습니다. 그래도 출산예정일만큼은 제가 아내를 데려다주고 싶었습니다.

그날, 병원 예약 시각보다 일찍 나와서 차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아파트주차장이 혼잡해서, 아내가 밖에서 수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제가 수신호를 잘못 보고 핸들을 돌리다가 옆 차를 긁고 말았습니다. ‘하필 출산하는 날에 사고를 내다니….’ 진료시간을 놓칠까봐 초조했고, 길에서 기다리는 아내에게 미안했습니다. 차 앞 유리창에 있는 번호판을 보고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습니다. 경비아저씨에게 사정을 말하고 아파트 호수를 물어 차주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초인종을 여러 번 누르자, 잠이 덜 깬 듯한 아주머니가 문을 열었습니다.

제가 말했습니다. “아내출산일이라 병원에 가는 길에 경황이 없어 차 아랫부분을 긁었습니다. 죄송합니다. 같이 가서 보고 이야기했으면 합니다.” 그런데, 아주머니의 반응이 뜻밖이었습니다. “그냥 가세요. 제가 이따가 확인하고 연락드릴게요.” “예?” “아이 낳으러 가신다면서요? 아내분이 기다릴 거 아닙니까? 어서 가세요!” 아주머니의 배려가 눈물 나게 고마웠습니다. 연락처를 건네고, 곧장 아내와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하루를 꼬박 새우고 다음 날에야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차 사고를 잊고 있다가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니, 아무런 연락이 없었습니다. 다시 아주머니에게 전화했습니다. “저, 어제 차 긁은 사람입니다. 차는 확인해보셨나요?” “아기는 잘 태어났나요?” “네. 어제 고마웠습니다.” “그럼 됐어요! 차 확인했는데,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라 괜찮을 것 같더라고요. 좋은 날이니까, 그냥 넘어가요!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났다니, 저도 기쁘네요. 예쁘게 키우세요.” 그렇게 일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아내의 제안으로 과일바구니를 사서 아주머니 집 앞에 감사쪽지와 함께 두고 왔습니다.(출처; 좋은생각, 정시진)

 

‘일부러 교통사고를 내서 불로소득을 얻으려는 이들이 더러 있다’는 소리를 들어봤을 겁니다. 그리고 ‘기회만 되면 한몫 챙기려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처럼 되도록 좋은 의미를 붙여 쉽게 해결하는 사람들도 없잖아 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습니다. 뿌린 대로 거두게 마련입니다. 다른 이를 기분 좋게 해주면, 언젠가는 그 덕을 보게 마련입니다.(물맷돌)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사람은 기쁨의 노래를 부르며 추수할 것입니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사람은 기뻐 노래하며 추숫단을 들고 돌아올 것입니다.(시126:5-6,쉬운성경) 평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평화의 씨앗을 심어서 좋은 열매를 거두는 것입니다.(약3:18)]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