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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맷돌 | 2021.07.02 23:49:03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790] 2021년 6월 30일 수요일

 

얼마나 대단한 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일까?

 

샬롬! 지난밤 편히 쉬셨는지요? 유월 그믐날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도 내내 건강하고 평안하시길 기원합니다. 뉴스를 들어 아시겠지만, 모기보다 20배 가려운 ‘흡혈파리’가 나타났답니다. 혹시라도, 벌레에 물렸는데 가려움이 무척 심하고 상처도 깊다면 ‘흡혈파리’일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신경외과가 보통 사람들에게 생소하던 40년 전에 전공의(專攻醫)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어려운 과정’이라는 선배들의 충고가 있었기에 어느 정도 각오는 했지만, 실제로 지내면서 ‘힘든 과정’ 때문에 후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밤마다 밀려오는 응급환자, 쉴 새 없이 울려대는 간호사의 전화 콜, 그리고 무엇보다 밤을 새우며 진행되는 응급수술이 사람을 파김치로 만들었습니다. ‘꼭 이렇게 살아야 하나?’하는 회의마저 들었습니다.

한숨도 눈을 붙이지 못한 채 응급수술을 끝낸 환자를 침대에 태워서 수술실을 빠져나오면 이미 동이 터 있었습니다. 몸은 천근만근인데, 다시 새로운 하루를 시작해야 했습니다. 물 한 모금 마실 틈도 없었습니다. 수술복을 벗고 병실로 올라오면 엄청나게 많은 일이 사람을 잡아먹을 기세로 입을 벌리고 있었습니다. ‘오더를 안 써서 환자처치가 안 된다’며 간호사의 입이 주먹만큼 나와 있었습니다. ‘환부 드레싱을 안 해줬다’고 핏대를 올리는 환자도 달래야 했습니다. 급하게 진단서가 필요하다면서 ‘치료해주는 의사’를 죄인 다루듯 하는 사람도 적잖았습니다.

‘외래(外來)’에 교수님 ‘보조의(補助醫)’로 들어가 예진도 해야 했습니다. 교수님으로부터 하루가 멀다고 핀잔을 들었습니다. 모욕에 가까운 말도 묵묵히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되어서 얼마나 대단한 영화를 누리겠다.’고 이 고생을 하는지 모를 일이었습니다.(출처; 마음 놓고 뀌는 방귀, 전 서울대교수 김동규)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떤 직종이든지, 그 나름의 애환이 있을 겁니다. 일반적으로, ‘의사(醫師)’는 세상에서 그 어떤 분야보다 인정과 존중을 받고 있는 직종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의사의 길’도 이처럼 ‘힘들고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물맷돌)

 

[인간의 찬란한 영화는 모두 낮아지고, 인간의 자랑도 먼지 속에 파묻힐 것이다. 그날이 오면, 오직 주님만 홀로 높임을 받으실 것이다.(사2:17,현대어) 모든 인간은 풀포기처럼 허무하고, 인간의 모든 영화와 권세도 들에 핀 꽃들과 다를 것이 없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지만,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있다.(벧전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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