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병아리 감별사

한희철 목사 | 2021.05.13 23:14:4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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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자씨] 병아리 감별사


헌신하는 이들은 묵묵히 합니다. 벧세메스로 가는 두 마리 암소처럼 주어진 일을 말없이 감당합니다. 헌신하되 요란하게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지만 결국 드러내는 것은 자기 자신입니다. 말로 헌신을 대신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헌신은 돌멩이 하나 옮기지 못할 만큼 가볍습니다. 다른 이의 헌신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지만, 헌신하는 이에게 실망과 상처를 남깁니다.
병아리 감별사라는 직업이 있습니다. 갓 부화한 병아리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식별하는 사람입니다. 부화한 지 30시간 이내의 병아리를 순간적으로 감별하는데, 태어나자마자 죽임당하는 수컷 병아리들이 전 세계에 한 해 70억 마리에 달한다고 합니다. 주님은 헌신의 길을 가라고 우리를 부르셨습니다. 병아리의 암수를 가리듯 다른 이의 믿음을 평가하거나 비판하라고 부른 게 아닙니다. 주님은 우리를 제자로 부르셨지 믿음의 감별사로 부르지 않았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
<겨자씨/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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