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저희는 괜찮으니까, 실컷 뛰게 놔두세요!

물맷돌 | 2021.05.16 11:16:19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아침편지2742] 2021년 5월 5일 수요일

 

저희는 괜찮으니까, 실컷 뛰게 놔두세요!

 

샬롬! 어린이날 아침입니다. 어린이날 노래 중에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이런 가사가 들어있는 동요가 있습니다만, 이번에도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놀지 못할 것 같군요. 그리고 걱정인 것은, 교회들 중엔 주일학교 없는 교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날씨가 더워져서 창문을 열고 지내야 하는 계절이 왔습니다. 창문으로 더운 바람과 함께 위에서 뛰는 소리, 말소리까지 들어왔습니다. 저도 사람인지라 따지러 올라갔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아랫집이라 하니, 나이 지긋한 내외와 아이 아빠가 저승사자라도 찾아온 듯 기겁을 하며 맞이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여러 달 쌓인 불쾌함과 짜증은 쑥 들어가고 도리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 더 참을 걸. 괜히 올라왔구나!’ 저는 말했습니다. “아이가 뛰길래 왔어요. 저희는 괜찮으니까, 실컷 뛰게 놔두세요! 기죽지 않고 자라게요.” 가족들은 거듭 사과했습니다. 아이를 향하여 “이리 와 보렴.”하고 두 팔을 벌리니, 아이가 뛰어와 안겼습니다. 기특하고 예뻐서 만 원짜리 한 장을 주고 나왔습니다. 저도 모를 말과 행동이 튀어나온 겁니다.

그냥 집에 들어가기가 뭣해서 혼자 웃으며 공원을 한참 거닐었습니다. 집에 들어가자, 아내가 싱글벙글했습니다. ‘윗집 아이엄마가 가져왔다’면서 선물상자를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올라갔을 땐 아이엄마가 없었는데, 그사이 왔나봅니다. 아내는 ‘윗집가족이 예의도 바르고 좋은 사람들 같다.’고 했습니다. 아내에게 ‘내가 윗집에 갔었다’는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습니다. 모르는 게 약일 때도 있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그날 이후로 ‘아이가 양호하게 뛴다.’는 사실입니다.(출처; 좋은생각, 한덕수)

 

한발만 물러서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얼마든지 이해할 수 있는 일입니다. 언젠가는 내가 반대 입장이 되어 용서와 양해를 구해야만 하는 날이 올 수도 있는 것입니다. 물론, 뛰는 아이들을 보고서 ‘사랑스럽다’고 그냥 내버려두는 것도 옳지 않은 일이겠지요!(물맷돌)

 

[‘어떻게 사는 것이 사람답게 사는 길인지?’ 어린아이에게 가르치라. 나이 먹어 늘그막에도 그 가르침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으리라.(잠22:6)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 아이를 영접하면 곧 나를 영접하는 것이다.(마18:5)]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