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여러분이 눈물을 흘리면, 나(김구)는 피를 흘리리니

물맷돌 | 2023.11.05 21:11:0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37.jpg[아침편지3463] 2023년 8월 26일 토요일

 
여러분이 눈물을 흘리면, 나(김구)는 피를 흘리리니,
 
샬롬! 지난밤 편안히 잘 쉬셨는지요? 8월26일 토요일 아침입니다. 어제 새벽에 베란다 창문을 열었더니, 풀벌레들이 요란하게 울어댐으로써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아무쪼록, 8월의 네 번째 주말인 오늘,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기원합니다. ‘건강한 수면을 위한 지침’을 계속 소개합니다. 여덟 번째, 수면제를 습관적으로 장기간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답니다. 아홉 번째,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답니다.
 
1949년 6월 26일 주일아침, 서울중앙방송 아나운서가 비장한 목소리로 울먹이면서 슬픈 소식을 전했습니다. “…가는 구름도 헤매고, 나는 새도 멈추고…” ‘겨레의 스승’ 백범 김구 선생의 서거를 알리는 목소리였습니다. 서울 경교장에서 서울남대문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하기 위하여 준비하던 중에 저격범 ‘안두희’의 권총테러로 숨을 거두셨습니다.
 
김구 선생은, 1945년 11월 23일, 중국에서 임시정부 환국 제1진으로 미군수송기를 타고 귀국했습니다. 그리고 그달 28일, 서울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린 ‘김구 선생 환영대회 및 조선기독교남부대회’에 참석, “반석 위에 나라를 세우겠다.”라고 기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경찰서 10개보다 교회 1개를 세우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라고 한 말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듬해 3월 23일, 김 구 선생은 자신이 교회청년시절 활동했던 서울상동교회에서 거행된 ‘전덕기 목사 32주기 추도식’에 참석, 묘지도 없이 예배당 건물 곁에 덩그러니 서 있는 전 목사님의 묘비를 껴안고 목 놓아 울었습니다. 그 묘비 비문 위쪽에는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의 구리동판이 박혀 있었는데, 태평양전쟁 무렵 일제가 공출로 뜯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10월 9일, 서울 무교동 서울중앙성결교회 예배당에서 한국기독교사의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일제에 의해서 강제 해산되었던 ‘기독교연합공의회’가 ‘한국기독교연합회’로 새로 조직되어 발족예배가 진행되었습니다. 김구 선생은 이날 강단에서 ‘밀 한 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습니다.
 
“오늘은 마침 의미 깊게도 부활주일입니다. …71세인 제가 만약 어떤 자의 총에 맞아 죽는다면, 더 이상 기쁜 일이 없겠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밀 한 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내가 죽은 후에 나보다 훌륭한 애국자들이 더 많이 나오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나를 위하여 여러 교회들이 눈물 흘려 기도해준다니, 참 감사합니다. 여러분이 눈물을 흘리면, 나는 피를 흘리리니, 이 눈물과 피로 우리들이 갈망하는 조선을 하나님나라로 세워봅시다.”(출처; 빛과 소금, 전정희/국민일보종교부장)
 
백범일지를 읽어보셨다면 잘 아시겠지만, 김구 선생은 고향에서 처음 동학을 받아들여서 접장(接長, 또는 접주)노릇을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살인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후, 공주 마곡사로 들어가서 승려가 되셨습니다. 그리고 경술국치 후에는, 상동교회 전덕기 목사(당시 전도사)를 만나 기독교로 개종하셨습니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 곽낙원 여사는 그 이전부터 신앙생활을 했던 걸로 여겨집니다. 그 이름 ‘낙원(樂園)’은 기독교식 표현입니다. 그 이후, 김구 선생은 ‘철저한 기독교인’으로 사셨다고 합니다. 안두희에 의해서 암살당했던 그 당시에도 새벽기도회에 빠짐없이 참석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김구 선생이 ‘한국기독교연합회’ 발족예배 때에 말씀하신 설교를 보면, 당신의 죽음을 예고(豫告)한 것처럼 보여 신기합니다. 위의 글을 쓰신 전 부장은 ‘이 말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정확한 유언이 됐다’고 적고 있습니다.(물맷돌)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있지만, 그것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자기 생명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생명을 잃을 것이며, 이 세상에서 자기 생명을 미워하는 사람은 그 생명을 영원히 보존할 것이다.(요12:24-25,현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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