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고통스런 기억의 치유

김필곤 목사 | 2012.01.31 12:05:15 | 메뉴 건너뛰기 쓰기

01.jpg고통스런 기억의 치유 

 

물고기의 기억은 3초 밖에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불과 수초 전에 물고 혼났던 미끼를 또 다시 물어 낚시에 걸리고 맙니다. 쥐의 기억력도 3초라고 합니다. 고양이에게 몰려 쥐구멍으로 도망쳤다가도 3초가 지나면 방금 전 일을 잊어버리고 머리를 내밀다 죽음을 당합니다. 그것에 비하면 사람의 기억은 오래갑니다.

마샬 하이스교수(덴버대. 심리학)에 따르면 사람은 생후 3개월부터 기억 저장을 한다고 합니다. 3개월이 되면 상당한 기억력을 갖추게 되며, 4개월 째는 공간인지 등 물리적 사고 능력, 6개월이면 언어 이해력이 놀랄만한 수준에 이른다고 합니다. 기억은 과거경험을 기록, 저장하는 방대한 지식체계입니다. 기억에는 감각기억, 단기기억, 장기기억이 있습니다. 사람이 기억할 때는 맨 먼저 감각기억의 단계를 거칩니다. 감각기관 즉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통해 100분의 몇 초 동안 머무는 것입니다. 이것이 시각적 정보에 따라 영상 기억(iconic memory) 혹은 청각적 정보에 대한 잔향 기억(echoic memory)으로 남아 단기 기억으로 이동한다고 합니다.

감각기관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가 단기적으로 부호화되기 위해서는 그에 대한 특별한 주의(主意)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주의되지 않은 정보는 부호화될 수 없어 감각기억의 대부분 정보는 소실되고 주의집중을 받은 정보만이 단기기억으로 들어온다고 합니다. 단기기억은 그 용량이 한정되어서 일반적으로 7항목까지 기억이 가능하지만 사람에 따라서 5항목 밖에 외울 수 없는 사람도 있고 9항목까지도 저장할 수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단기기억 정보는 오래 지속되지 않고 대략 30초 내에 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이 되려면 시연(rehearsal)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시연을 충분히 받은 정보는 무한한 장기기억에 저장되는데 사람들은 저장(storage)된 정보를 상기(retrieval)하여 일상생활에서 활용합니다. 회상률이 높은 것은 처음 기억한 것(초두효과)과 마지막 기억한 것(최신효과)이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직접 경험 속에서 강력한 자극을 받은 기억은 영구적인 기억구조 속에 저장되어 사람의 삶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게 됩니다.

살면서 어느 시점에 당한 상처나 고통스런 경험은 쉽게 망각되지 않습니다. 고통스런 기억일수록 더욱 잊혀지지 않고 괴롭힙니다.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서적 상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동적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닙니다. 치유받지 못한 고통스러운 기억은 전염성이 있어 영적, 정서적 에너지를 무기력하게 합니다. 이미 지난 과거인데도 일상 생활에서 정서적 중압감을 느끼게 하고 그 중압감에서 해방되기 위해 강박적 또는 중독증 행동을 하게 합니다. 아픈 기억을 잊기 위해 자학하고 각종 중독으로 회피해 보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도망일 뿐입니다. 깨어나면 고통스러운 기억은 여전히 두려움으로 행복한 느낌을 덮어버리고 맙니다. 결국 고통스런 기억의 포로가 되어 시간이 해결해 주지 못하는 공포, 미움, 모멸감, 수치심, 혹은 상처를 가지고 살게 됩니다.

치유받지 못한 숨겨진 고통스런 기억은 신앙 생활을 해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정상적이지 못하게 하며 온전한 성숙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합니다. 진실을 말할 수 있을 때에도 거짓말을 하고 너무 심각하여 기쁨 누리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며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지 못합니다. 끊임없이 칭찬과 인정을 원하면서도 무책임하고 지나치게 충동적이게 됩니다. 잃어버린 고통스런 기억이든 생생하게 회상되어 삶을 억압하는 고통스러운 기억이든 고통스런 기억은 밖으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그러면 그 힘이 약화되어 지배력을 상실합니다. 모든 상처가 드러낼 때 치유가 가능하듯 고통스러운 기억을 감추려 하지말고 하나님 앞에, 친밀 그룹 앞에 드러내야 합니다. 예수님은 고통스런 기억을 가진 사람들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

시간이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모든 상처를 치유해 주십니다. 남편 다섯을 두어 고통스런 기억으로 처참하게 살아가던 여인이 예수님께 자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드러냈을 때 예수님은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나의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요 4:1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C.S 루이스 교수에게 한 젊은이가 "선생님! 신이 살아 계시다면, 이 세상에 형언할 수 없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이 왜 이다지도 많습니까?"라고 질문했다고 합니다. 그때 루이스 교수는 '젊은 형제여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그러지 않아도 오만한데, 고통마저 없었다면 사람들은 얼마나 교만했겠는가? 고통은 사람들을 깨우쳐주는 하나님의 확성기지, 하나님의 메가폰이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고통스러운 과거의 기억은 하나님께 나아가는 통로입니다.

나는 할 수 없으나 하나님께 내어놓고 맡기면 하나님께서 그 기억을 창조적으로 활용해 주십니다. 다윗은 간음으로, 베드로는 저주로, 바울은 살인방조로 고통스런 기억이 있었으나 하나님은 그들을 치유시켜 주시고 나쁜 경험을 선하게 사용하였습니다 (롬8:28). 하나님께 내어놓으면 고통스러운 기억은 오히려 강한 생존 본능을 만들어 주고(약1:2-4) 탁월함을 향한 욕구를 주며(마25:21) 같은 상황으로 고통하는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 되게 합니다.(고후1:3-4)●

고통스런 기억의 치유/섬기는 언어/김필곤 목사/2006.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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