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잊을 수 없는 두 장의 그림

김학규 | 2010.04.17 12:07:24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초등학교 3학년 때 쯤이라고 생각된다. 어떤 외국인 선교사가 얇은 책자 몇 권을 나에게 건네주었다. 그 책의 겉표지에는 재미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하트 모양의 그림 한 가운데에는 머리에 뿔이 두 개 달려있고, 박쥐날개를 가진 마귀가 뾰족한 삼지창을 들고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더러운 12마리의 짐승들이 터를 잡고 있는 그림이었다. 그 다음 장을 넘겨보았다. 똑 같은 하트 모양의 그림이었지만, 그 중심에는 보혈이 묻은 예수님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삼지창을 손에 들고 있는 마귀는 그 하트 밖으로 도망을 쳤고, 다른 동물들도 전부 달아나느라고 정신없는 그림이었다. 비록 나이는 어렸지만, 주일학교에서 성경공부를 열심히 한 탓인지 그 그림을 보고 금방 영적인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인간의 마음속에 예수 그리스도가 없으면, 마귀가 그곳을 점령하고 욕심이 많은 돼지로 살게 하거나 혹은 포악한 호랑이 같은 심성을 가진 사람이 되게도 한다. 공작새처럼 교만함이 넘치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염소처럼 정욕적인 인간으로 변질되거나 뱀처럼 사악하고 틈만 나면 죄를 생산하는 사람으로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예수님의 보혈이 묻은 십자가가 그 마음속에 세워지면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천사처럼 깨끗하고 착한 마음으로 평강을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는 복을 받게 된다. 내 마음속에서 마귀가 주인노릇을 하면, 온갖 짐승의 성품이 드러나면서 사소한 일도 참지 못하고 죄를 짓는 타락한 자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그 그림을 보고 스스로 터득한 내용들을 동네 아이들에게 상세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최초의 설교를 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신기한 것은 아이들이 내 설교를 귀담아 재미있게 들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 책들을 아이들에게 나누어주면서 주일에 교회로 가라고 전도를 했다.

 

그리고 긴 세월이 흘러간 후에 나는 그 책의 내용을 생각해보았지만, 솔직히 한 줄도 기억을 할 수 없었다.

반면에 그 겉표지와 속표지의 그림은 지금도 생생하게 머릿속에 남겨져 있다. 아마도 다소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그 두 장의 그림이 그대로 기억의 창고에 저장이 된 모양이다.

 

그 두 장의 그림처럼, 인간들은 동물적인 마인드로 살거나 아니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한 인간으로 살아간다.

그리스도인들은 마귀에게 마음의 성을 빼앗긴 자가 아니라, 그 성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이 묻은 십자가를 세운 거룩한 주님의 제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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