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이무라 가즈키오의 종이학

이정수 목사 | 2009.10.17 22:28:47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고전예화 136. 이무라 가즈키오의 종이학

기독교 교인이었던 이무라 가즈키오는 도야마 출신, 1947년 생으로 일본대학 의학부 졸업, 오오사까 기슈가와 도뀨까이 병원 내과 의사로 근무하던 중 섬유육종 암으로 오른 편 다리를 절단하고 초인적 인내로 의사의 사명을 다하다가 결국에는 이 암이 폐로 전이하여 1979년 31세의 아까운 나이로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자신의 죽음을 응시하며 기록한 편지와 글이 <종이학>이란 제목으로 출판되고, 영화화되어 전 일본열도에 커다란 감동을 주었습니다. 다음은 그가 남긴 글 한 조각을 그 뜻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각색한 것입니다.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 보다!>

이렇게 아름답고 귀한 것에 사람들은 왜 감사할 줄 모를까?
아버지가 계시고 어머니가 계시다는 것
형제가 있고 친구들이 있다는 것

손이 둘이고 다리가 둘
손을 뻗어 무엇이든 잡을 수 있고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다는 것
소리가 들린다는 것,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
이보다 더 멋진 일이 어디 있는가!

그런데 이 아름답고 귀한 것에 아무도 감사할 줄 몰라
그거야 당연한 건데 뭘! 하면서

하루 세 끼 밥 먹고, 밤이 오면 잠자고, 다음 날 아침을 맞는다는 것
웃고, 울고, 노래하고, 소리치고, 뛰어 다닌다는 것
산을 오르고, 바닷가를 거닌다는 것
바람, 구름, 별, 소나기, 꽃, 눈, 낙엽, 풀벌레, 울창한 숲.....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것에 아무도 감사할 줄 몰라!

그 모든 것이 얼마나 눈물 나게 소중한 것인지
그 모든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신나는 것인지
그 모든 것이 얼마나 감사한 것인지
아무도 몰라
그 걸 아는 사람은 마침내 그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 뿐!
<이무라 가즈키요, 박인재 역, 종이학, 김영사, 1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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