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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곤 목사 | 2011.08.01 10:48:0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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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정신

 

최저생계비 미만 절대 빈곤층이 외환위기 이후 2배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30개국 가운데 멕시코와 미국에 이어 3번째로 소득분배가 불평등하다고 합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소득분배의 국제비교를 통한 복지정책의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밝혀진 내용입니다. KD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가구에서 최저생계비를 밑도는 가구의 비율이 지난 96년 5.91%에서 2000년 11.46%로 4년 만에 두 배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10가구 당 1가구는 절대 빈곤층이고 가족 중 직업을 가진 사람이 1명도 없는 무직자 가구가 5가구 중 1가구라고 합니다. 소득계층간 상대적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도 96년 0.298에서 2000년 0.358로 상승해 OECD 즉 경제협력개발기구 30개국 가운데 멕시코와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불평등한 나라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02년 기준 연간 소득이 5억원을 넘는다고 신고한 납세자는 3081명으로 전년보다 22.7% 늘었고 반면 소득이 1000만원 이하라고 신고한 저소득층도 119만 5334명으로 9.9% 증가했다고 합니다. 통계청이 도시근로자 가구 3600곳을 소득금액별로 19등분해
이들의 소득증감을 조사한 결과 최상위구간인 월 소득 495만 원 이상 계층은 지난해 동기보다 소득이 55% 늘었습니다. 반면 최하위 구간(월소득 55만원 미만)은 17.1% 감소했습니다. 최상위구간의 월평균 소득은 655만원에서 1017만원으로 부쩍 오른 반면 최하위는 35만 3천 원에서 더 줄어 29만 2천 원이 됐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세금은 최상위 계층은 줄었고 최하위 소득계층은 늘었다고 합니다. 이와같이 부자가 더 부해지고 가난한 자가 더 가난해 지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부의 분배"를 쓴 에단 B. 캡스타인에 의하면 1979년과 1994년 사이에 미국 가정의 상류층 5%가 전체 가정 소득에서 국가의 일인당 소득의 99%를 포획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호주, 캐나다, 스웨덴, 영국도 크게 다르지 않고 많은 개발국과 과도 경제국들도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점점 빈곤층이 늘어나 서구 유럽인의 약 17%가 소득이 빈곤선 이하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분배의 불균형은 자연 현상이라기 보다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사회 제도의 산물입니다. 분배의 불평등은 권력과 부의 세습으로 인간만이 독특한 문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근대 이후 민주주의 정치 제도가 자리잡으면서 권력의 세습은 많이 완화되었지만 부의 세습은 아직도 활화산이 되어 타오르고 있습니다.

한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 수준은 개인별 소득 수준의 차이와 사회적 복지 혜택의 정도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좀더 부의 분배가 정의롭게 되게 하기 위해서는 능력이나 노력에 따른 공정한 소득 분배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고, 능력이 부족하거나 기회가 주어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 혜택이 주어져야만 합니다. 부가 계속 세습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제도적인 정비가 마련되어야 하며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복지 사회의 이념이 실현되어야 합니다. 조세제도는 빈부격차를 완화시키는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법제화되어야 합니다. 법을 만드는 정치인과 부를 세습하는 경제인들이 서로 돈 거래를 하면서 제도적 불균형을 악화시킬 것이 아니라 보다 좋은 인간다운 사회를 위한 법제도 완비에 심혈을 기울이어야 합니다. 장애나 질병, 신체적 연약함 등으로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복지 제도를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특히 신앙인은 예수님을 자신의 부의 축적의 도구로 이용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약자와 가난한 자를 위해 헌신한 예수님의 정신을 본받아 실천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오심이 단순히 인간의 영혼 구원에만 제한되지 않습니다. 이 땅의 경제 정의와 인간다운 삶의 실현을 위해서도 오셨습니다.

성경은 예수님의 오심에 대하여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케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눅4:18)"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희년 제도의 회복을 말씀해 주고 있습니다. 구약의 희년법은 여호와께서 자기 백성과 가난한 자들을 돌보시는 법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공동체 안에서 소외되는 계층이 없는 평등과 자유, 정의와 공평이 있는 사회를 이루시려는 뜻을 이 희년제도에 담으셨습니다. 매 50년째되는 해는 희년으로 선포하고 토지를 원주인에게 돌려주고 가난하여 종으로 팔렸던 사람을 해방시켜야 하며 빚졌던 사람들은 무조건 탕감해 주어야 만했습니다. 신앙인들은 이 정신을 신앙 양심적 삶으로 구현해야 합니다. 세속적 가치관을 따라 자식들에게 교회를 세습하고 교세를 확장하여 억대의 연봉으로 자신들만의 천국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억눌린 자 편에서 항거하는 산살 바도르의 대 주교 오스카 로메로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는 안일주의에 빠져 있는 정통 카톨릭에 대해 "당신들 교회는 고급창녀"라고 말합니다. 교회가 하나님 나라의 밀알로 썩어 지지 않고 세속적 가치관에 온통 오염되어 물량주의와 귀족화, 집단 이기주의에 오염되어 이웃의 아픔은 외면하고 창기처럼 배금주의에 아양을 떤다면 이 시대의 아픔을 보고 예수님은 다시 십자가를 지셔야 할 것입니다. 신앙인이 앞장서 나눔의 정신을 실현해야 합니다●

나눔의 정신/김필곤 목사/섬기는 언어/200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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