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도덕적 해이와 열정적 사랑 사이의 갈등

전병욱 목사 | 2010.06.10 11:41:2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2002.5.19      "도덕적 해이와 열정적 사랑 사이의 갈등"

지난 주에 몇 달 동안의 교회 전화사용 통화 내역을 조사했다. 교회에는 한 달에도 수백만원의 전화비가 나오는데, 그것이 영혼에 대한 양육과 전도로만 쓰여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1.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 통화 내역을 보면, 공적인 일보다는 사적인 일에 쓰는 경우가 많았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애인과 통화하면서 교회 전화만 사용하는 사람이 있었다. 선량하지 않은 일이다. 휴대전화로 무려 4시간동안 통화한 것도 있었다. 세가지로 놀랐다. 첫째, 그런 부도덕함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었고, 둘째, 4시간동안이나, 그것도 한 밤중에 할 말이 있었다는 사실이었고, 셋째, 한번도 끊어지지 않고, 4시간을 연속해서 통화할 수 있는 초강력 휴대폰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성화되지 못한 사람이나 사회는 공적인 것에 대해서는 거의 의식이 없고, 자신의 이익이 침해받는 것에 대해서는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다. 성화는 바로 이 공적인 부분에 대한 각성에서부터 시작된다. 물론 계도를 통해서 자세를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무슨 일이나 제도를 통한 개혁이 제일 좋은 개혁이다. 교회에서 심방전화하는 일에 비밀이 존재할 리가 없다. 통화 내역을 주기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아름다운 백합은 향기로운 냄새를 낸다. 그러나 백합이 썩으면 그 냄새는 다른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악취가 난다. 젊음은 신선한 것이다. 그러나 젊음이 썩으면 그 악취는 더 진동한다. 거룩한 것은 아름다운 향기를 낸다. 그러나 거룩한 것이 썩으면 더 악취를 내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공'(public)이 살고, '사'(private)가 죽으면 나라가 산다.

2. 사랑은 계산을 초월한다 : 이번 사건을 보면서 분노도 했지만, 동시에 젊음의 열정적인 사랑에 대해서 묵상하게 되었다. 얼마나 좋아하고, 사랑했으면, 4시간동안 통화할 수 있었을까? 나는 식은 가슴이라서 그런지 10분 통화도 고통스럽다. 그런데 4시간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뜨거운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의 동기이다.  마리아가 예수님께 향유를 부을 때, 가룟유다는 비난한다. 그 돈으로 가난한 자를 도와야 한다는, 가룟유다의 말에는 논리가 있고, 합리성이 있고, 틀린 점이 거의 없다. 그러나 동기를 본다면, 그는 예수님에 대한 사랑이 없었다. 그는 돈만 추구하는 도둑이었다. 논리는 있는데, 애정은 없었다는 말이다. 사랑은 "계산을 초월"한다. 남녀가 연애할 때를 보라.  시간이 아까운가?  그것은 진짜 연애를 한 것이 아니다.  한밤을 지새우고, 왔던 길을 반복해서 걷는 헛된 걸음을 한다. 도저히 합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행동을 한다. 그러나 연인은 그것을 낭비로 생각하지 않는다. 사랑은 모든 계산을 초월한다.  눈멀게 한다. 우리도 이런 사랑을 해야하지 않을까?

3. 성숙된 사랑으로 : 사랑은 분명히 눈을 멀게 한다. 그러나 계속해서 불합리와 불법으로 그 사랑을 키워나가면 나중에는 기초가 약화되어 무너지게 된다. 사랑은 뜨거운 감정이다. 그러나 매순간 합리성과 도덕성, 객관성을 보충해 나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비난과 공격을 당하기 쉽다.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는 사랑으로 끝을 맺는다.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축복받는 모습의 사랑으로 키워나가야 성숙된 사랑이다. "미친 사랑"에서 "성숙된 사랑"으로 변화되는 믿음의 성도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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