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기대와 평가

김필곤 목사 | 2011.04.10 09:28:26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기대와 평가

 

얼마 전 아들이 수능시험을 본 어느 어머니에 대한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시험이 끝났는데 집이 초상집처럼 변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밥을 먹지 않고 집에 누워 있고 아들은 아들대로 자책감에 시달려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자식에 대하여 390점 이상의 기대치를 가지고 있었는데 시험 결과는 385개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수능시험 결과가 발표되면 온 나라 사람들의 감정이 보글보글 끄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자녀가 직접 관련이 없다고 해도 대부분 일가, 친척, 지인들이 이 문제와 관련이 있기 때문입니다.

느낌표, 물음표, 마침표, 쉼표, 말없음표 등 갖가지 감정들이 지붕위로 솟아 오르는 것같습니다. 기대한 것 보다 더 나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은 만족하며 기뻐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무척이나 실망하며 괴로워했을 것입니다.
기대는 좋은 의미에서든 나쁜 의미에서든 기대하는 사람과 기대 받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한 유명한 대학의 심리학과에서 학생들의 기대가 동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를 실험해 보았다고 합니다. 동물들은 언어를 이해할 수없고 그들의 표현된 기대에 의하여 영향을 받을 수도 없는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실험을 해 보았다고 합니다. 연구자 72명의 학생과 72마리의 쥐를 선택하였습니다. 그리고 절반의 학생들과 쥐를 모아놓고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여러 해에 걸쳐 우리들은 '미로를 잘 찾아가는' 영리한 쥐들을 번식시켜 왔습니다. 이 쥐들은 대단합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시간 내에 가장 복잡한 미로를 통과해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특별히 복잡한 몇 개의 미로들을 고안해냈습니다. 앞으로 30일간 여러분의 의무는 쥐들이 미로를 통과하도록 여러분이 얼마나 빨리 훈련시킬 수 있는가 보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다른 파트의 36명의 학생들과 의견을 나누어서는 안됩니다. 자, 이제 쥐들을 풀어주십시오."

그런 후 그들은 나머지 36명의 학생들을 데려왔고 쥐들을 할당하며 " 이 쥐들은 '미로에서 허둥대는 미련한' 쥐들입니다. 가장 쉬운 미로조차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는 부모 쥐에게서 태어난 다음 세대입니다."

두 집단은 똑같은 미로를 사용했답니다. 30일째 되는 날 '미로에서 영리한' 쥐들은 '미로에 미련한' 쥐들보다 세배나 빠르게 미로를 통과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쥐들은 무작위로 선택된 쥐들이었다고 합니다. 기대감이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기대는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정도로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대와 현실은 다릅니다. 기대는 반드시 현실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기대한 만큼 현실이 따라주지 않으면 먼저 나타나는 반응은 실망입니다. 실망은 기대가 크면 큰 만큼 크게 나타납니다. 그 다음으로 오는 감정은 비관입니다. 실망은 계속되면서 기대치나 현실도 변화되지 않으면 사람들은 비관하게 되어 있습니다. 비관의 단계가 계속되면 결국 환멸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단계에 오면 더 이상 거짓된 현실감을 갖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개는 그 현실을 싫어하게 되어 있습니다. 현실에 대하여 희망하던 기대가 공허함을 깨닫고 자기 무능력을 고백합니다. 그리고 자포자기해 버립니다. 기대가 가장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는 경우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질곡으로 기대를 끌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기대를 가질 때 바른 관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대는 대부분 옳고 그른 인지에 의해, 평판을 통해, 기록에 의해, 관계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좀더 정확한 점검표에 의해 기대를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기대에 대한 근본적인 자세가 더욱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가졌던 기대에 대한 평가를 보면서 실망하고 자포자기 하고 심지어는 자살하는 것은 어떤 한 시점의 기대 자체를 너무나 절대시하여 그것이 인생 전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수능시험을 받은 사람들은 그것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평가할 수도 있고 수능 시험 자체가 인생점수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시험 점수가 인생 점수가 된다면 얼마나 모순이 됩니까? 초등학교 1학년 점수나 중학교 3학년 점수를 사람들은 인생점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기대를 갖는 것은 좋지만 기대에 대하여 올바른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 효과적으로 기대를 갖기 위해서는 먼저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야합니다. 기대라는 것은 허구가 아닙니다. 현실을 파악하고 가능성을 예측해 보는 것입니다. 기대를 다 이룰 사람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습니다.

둘째는 기대는 미래적 관점을 가지고 과정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느 시점을 전부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한 시점이 전부라면 사람에게 훈련은 의미가 없을 것입니다. 실패라는 과정을 통하여 사람은 성장하는 것입니다. 성장하고 있는 동안은 기회의 문은 늘 열려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부정보다는 긍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평가의 결과는 항상 상대적입니다. 개인마다 평가를 받아들이는 자세는 다 다를 수 있습니다. 385점을 받아도 울며 통곡할 사람이 있고 200점을 받아도 기뻐할 사람이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을 절대적으로 생각하고 그것이 자신의 인생이라고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기대의 결과에 대하여서는 항상 부정보다는 긍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넷째는 기대를 자신을 제한하는 요소로 사용하지 말고 기대를 자신의 발전의 디딤돌로 사용하라는 것입니다

● 김필곤 목사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