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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친구 박 형주 목사의 별세 소식을 듣고

이동원 목사............... 조회 수 2211 추천 수 0 2010.01.18 14: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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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스베가스 주님보라 감리 교회에서 목회하던 박 형주 목사가 지난 달 11월27일 하나님의 부르심(직장암)으로 별세했다는 소식을 뒤 늦게 접했다. 박 형주 목사는 나의 거의 유일한 어릴 적 친구였다. 네 살부터 친구였으니까. 같은 초등학교 수원 매산 초등학교 6년을 같이 다니고, 경복 중 고등학교 6년을 함께 다녔으니 그만한 시간을 어린 시절 함께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의 아버지 박 장로님이 운영하시던 박 소아과병원은 내가 태어나 처음 다니던 병원이었으며, 어릴 적 친구의 집을 놀러 갈 때마다 따뜻하게 대해 주시던 그의 부모님의 인자한 영상도 내게는 지울 수 없는 애잔한 추억이다. 그의 부모님을 통해 나는 처음으로 기독교 가정의 향기를 내음 맡기도 하였다.

그는 수원 매산 동, 나는 고등 동 바로 이웃 동리에 살면서 함께 어우러져 동리에서 전쟁놀이, 칼싸움(실은 작대기 싸움)을 하며 사나이들의 패기를 길렀고, 오래 다니지는 않았지만 그가 인도한 동산위의 한 교회에서 기독교를 처음 접할 수가 있었다. 어느 해 크리스마스, 그는 아이들의 연극에 주연으로 역할을 하고, 그의 강력한 추천으로 나에게도 조연으로 출연할 기회가 주어져 자기표현의 첫 연기를 그와 더불어 실험할 기회를 갖기도 하였다. 비록 기독교 신앙의 이해가 없었던 나에게 교회 출석은 오래 가지 못한 해프닝이었지만 적어도 교회 문턱을 넘나드는 어려움을 제거한 나와 기독교의 인연의 끈을 만든 경험이 그와의 우정 때문이었다.

그는 어릴 적 나의 라이벌이었다. 그와의 인연은 중 고등학교로 이어져 갔다. 그는 여러 가지로 나와 공통분모가 적지 않았다. 우리는 둘 다 낭낭한 음성으로 책을 잘 읽어 초등학교 시절에도 반에서 대표로 책 읽는 단골 선수였다. 책 낭독뿐 아니라 책 읽기를 좋아해 우리는 중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비슷한 성향의 책들을 읽고 토론하는 독서 커플이었다. 중 고등학생 답지 않게 우리는 토스토엡스키를 읽었고, 카뮈와 싸르트르를 읽었고 때로는 밤을 새워 토론했다. 우리는 학교 공부보다 이런 과외 책 읽기를 더 좋아하여 이러다가 대학이나 제대로 갈까를 함께 걱정하기도 했었지. 마침,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때에도 살던 동리가 가까워 함께 시험공부를 하면서 우리는 다시 밤을 새워 철학 토론에 열을 올렸다. 함께 같은 여학생에 공통의 관심을 갖고 ‘여자관’을 토론하기도 하였다. 우리는 한때 특별 활동 반으로 함께 웅변반과 문예반을 택하기도 한 기억도 새롭다.

그러나 일시적으로 종교만은 달리했다. 나는 솔직히 그에 대한 반발로 그가 기독 학생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불교 학생회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럴수록 그가 다니는 교회가 계속 궁금하여 다시 두세 번 교회를 따라갔지만, 철학적으로 불교가 기독교보다 우위라고 우기는 즐거움으로 고교 학창시절을 보냈지. 우리는 함께 사이좋게 대학시험에 떨어진 후 살던 주거 환경이 달라져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어느 날 우리는 동시에 신앙과 신학에 보다 진지한 관심을 가진 자로 다시 만나게 되었다. 우리는 잠시 고향에서 수원 매산 감리교회를 함께 다니며 다시 한 교회 생활의 애환을 나눌 수도 있었다. 다시 어우러져 당시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던 강원용 목사님의 설교도 함께 듣고, 함석헌 선생의 강의도 함께 경청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당시 섬기던 교회가 분규에 빠져 들면서 그대는 그 교회 잔류를 선택했고, 나는 영적 안정과 영어 배움의 기회를 명분으로 길 건너 수원 중앙 침례교회로 교회를 옮기게 되었지.

그후 박 형주 목사는 신학적으로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감리교 신학을 선택했고, 나는 영어를 배우러 다니던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복음적이고 보수적인 신학을 선택하였다. 아마도 이런 배경에는 그의 모험적이고 진취적인 성격과 나의 안정 희구형적 성격의 차이도 크게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그가 한 교회에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여러 교회를 목회한 것도 한 곳에 안주할 수 없었던 그의 기질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리고 그 후 몇 번 만나면서 우리의 신학적 입장의 거리를 느끼면서 우리는 점진적으로 멀어져 간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를 한번도 잊은 적이 없었고 늘 그의 동향에 궁금해 했다. 내가 어찌 그를 잊을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실로 몇 년에 한번씩 그를 만날 때마다 그와의 만남의 시간이면 우리는 함께 묘한 노스탈쟈에 젖어 옛날의 금잔디 동산, 그리고 경복의 꾀고리 동산의 추억을 함께 되새기곤 했었다.

그리고 갑자기 들은 너의 별세 소식-이 웬말이란 말인가. 나에게 인사도 없이 그렇게 떠날 수 있단 말인가. 네가 아프단 소식을 두 달전인가 겨우 귓결에 듣고 한 번 소식이라도 보내야 할 터인데--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천국 환송 예배(장례식)가 다 끝나고 이렇게 네 소식을 듣고 네게 대한 착잡한 내 마음을 정리라도 할 마음으로 나는 이 글을 쓰기로 한 것이다. 박형주 목사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년전 라스베가스 교민 연합집회를 인도하던 때였다.

그와 역시 같은 수원 매산 교회 출신의 그의 아내 장승욱 사모를 만나 얼마나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리고 실로 오래 만에 우리는 서로 사이의 신앙과 신학의 일치를 확인하는 묘한 스릴을 경험할 수 있었다. 박 형주 목사도 산전수전 다 겪으며 실제 목회 현장의 체험으로 그의 신앙은 훨씬 더 보수화되어 있었고, 나는 반대로 옛날 보다 신앙과 신학에 대하여 열린 진보적 사고를 한 결과 우리는 이제 같은 믿음을 확인하며 너털 웃음을 웃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렇게 그가 빨리 갈 줄 알았으면 그를 우리 교회에 와서 설교라도 하게하고, 나라도 그의 교회에 가서 말씀이라도 전할 기회를 만들어야 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쓸쓸하게 가슴을 빗긴다.

나의 소꼽 친구야, 이제 작별을 고하고자 한다. 너는 내게 작별 인사도 없이 내 곁을 떠났지만 나는 너를 그렇게 보낼 수는 없다. 네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은 그제와 어제-나는 텅 빈 가슴으로 미소를 잃고 회색빛 하늘과 땅을 몇 번씩 응시하였다. 그리고 오늘은 이른 새벽 4시 잠을 깨어 너와의 인연을 정리하기 위한 작별의 편지를 쓰기로 하였다. 생각해 보면 나는 너 때문에 교회에 첫 발걸음을 내 디딘 셈 이고 일생동안 목사라는 소명을 가지고 사는 자가 되었으니 내가 어찌 너를 잊을 수가 있겠니. 그리고 너는 나와 첫 ‘책 친구’로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여 내 지식의 창고를 열게 한 동반자였다.

 그리고 보면 너는 내 인생을 만든 소중한 하나님의 도구였구나. 아~아~그랬구나. 그걸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나는 너와 근사한 이별 식이라도 하고 네게 탱큐(Thank you)하고, 굿 바이(Good Bye)를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이제라도 이렇게 말하게 해다오. 친구야, 감사하다. 너 때문에 예수님을 만났으니까. 너 때문에 우정을 알았으니까. 너 때문에 지식의 소중함을 알았으니까. 그런데 너와의 마지막 인사는 Good Bye는 아니지. 왜 우리는 곧 다시 만날 테니까. 넌 내 곁으로 올수 없지만 난 곧 네 곁으로 갈 테니까. 네가 꼭 나의 천국 도착 길에 마중 나오길 부탁한다. 그때까지 친구야, 안녕. 그리고 See You Soon!

사랑하는 박 형주/어릴 적 내 유일한 친구에게--동원이가.
너의 사랑했던 아내와 자녀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동봉하면서.
2006년 12월 성탄을 기다리는 계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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