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두가지 마음

주광 목사 | 2011.03.16 19:15:37 | 메뉴 건너뛰기 쓰기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네.

개인적으로는 항상 기뻐하고 감사하며 사네.
지난 날을 생각하며 지금의 형편과 처지를 보면
기뻐하고 감사한 것 뿐이네.

서울에 35년전에 올라와
첫날밤은 청계천 뚝방에서 가마니 위에서 잤는데
지금은 따뜻한 방에서 자고 있으니 감사하네.

점심때 먹을 것이 없어서
수도물로 배를 채울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수돗물로 만든 음식이 진진하니
기뻐하고 감사하네.

신문 배달을 하면서 서러움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가는 곳마다 목사님이라고 대접해주니
기뻐하고 감사하네.

집사람의 내조에 부족함이 없고 두 아들이 주의 종이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것을 보며 기뻐하고 감사하네.

다른 일을 했으면 퇴출될 나이인데
목회의 일은 이제 꽃을 피울 때니 이 또한
기뻐하고 감사하네.

항상 슬퍼하고 괴로워하네.

목회적으로는 항상 슬퍼하고 괴로워하네.
목자의 품에서 신앙생활을 잘하는 양들이 많지만
양들 가운데는 언제나 아픈 양이 있고, 상심한 양이 있네.
가출한 양이 있고, 이리에게 찢기고 있는 양이 있네.

목자의 마음은 성한 양보다 상한 양에게 가 있네.
99 양이 성하여 맘이 뿌듯해도
1 양이 상하면 목자의 맘은 상한 양에게 가 있네.
그러니 목자의 마음은 항상 기쁘고 감사한 것이 아니라
항상 슬프고 괴로워하네.

세상의 광야에는 이리가 있어
호시탐탐 노리며 삼키려 하고
곳곳에 웅덩이가 있어 위험한데
어떻게든지 기회를 만들어 나가려 하니
맘이 슬프고 괴롭네.

아무리 외쳐도 귀를 막고 듣지 않네
왜 교회의 우리에만 가두려 하느냐고 반항하며
미끼를 보고 세상으로 달려가는 양을 생각하면서
항상 슬퍼하고 괴로워 하네.

(2002, 6).ⓒ주광 임성열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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