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빈집’마다 사랑의 불을 켜자

옥성석 목사 | 2010.05.12 11:53:2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옥성석 목사 (일산충정교회) 

요즈음 미분양으로 불 꺼진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서울 강남의 업무용 빌딩 공실률도 사상 최고치에 가까운 12%를 넘어섰다. 이는 IMF 때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빈 아파트와 사무실이 증가한다는 것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하락, 혹은 버블이 꺼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삶이 고달프며 팍팍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불은 켜져 있지만 사랑이 없고, 가족은 있지만 마치 불 꺼진 집처럼 적막한 가정이 늘어가고 있는 점이다. 소설가 김주영씨는 응집력을 찾아 볼 수 없는 가족들의 쓸쓸한 삶을 ‘빈집’(문학동네)으로 그려내고 있다. 한집에 살면서도 아버지의 직업이 뭔지, 자식이 하루 종일 밖에서 도대체 뭘 하는지 모르는 이들의 집은 분명 ‘빈집’이다. 가족 간의 대화가 하루에 8분도 채 되지 않는 집은 ‘빈집’이다. 이런 집은 빨리 불을 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빈집의 참상’이 도래할지 모른다(마 12:45). 가정의 달이다. 불을 켜자. 사랑의 불, 대화의 불을 내 집부터 켜자.

<국민일보/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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