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순교자 곁에 잠든 사람들

손달익 목사(서울 서문교회) | 2012.10.26 18:24:12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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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북 청송의 한 야산 자락에서 순교자 엄주선 강도사의 기념비 제막식과 테마공원 준공식이 있었다. 엄 강도사는 6·25전쟁 중 퇴각하던 인민군 10사단장 김두봉에 의해 19차례나 총검과 죽창에 난자당했던 순교자이다. 그때 그분의 나이 32세, 꽃 같은 청춘이었다.

그런데 그분의 무덤 곁에 여러분이 같이 잠들어 있다. 홀로되어 자식도 없이 평생을 순교자의 아내로 살다 잠든 부인이 있고 그가 섬겼던 청송화목교회 장로님들의 산소도 나란히 있다. 장로님들은 순교자의 시신을 거두어 장례하고 애통해하면서 그리워하다가 ‘나는 순교자 되지 못했으나 죽어서라도 순교자 발치에 남고 싶다’는 뜻을 남겼고 후손들이 그 뜻을 따랐기 때문이다.

산소를 보며 숙연해졌다. 함께 교회를 섬기다가 원수처럼 싸우는 목회자와 장로들이 즐비한 이 시대에 ‘죽어서라도 목자 곁에 있고 싶다’는 그 마음에 가슴이 먹먹하다. 주의 종들은 순교자처럼 사역하고 성도들은 ‘죽어서도 내 목자 곁에 있게 해 달라’고 말하는 그 광경이 이 땅 곳곳에서 이루어지기를 간구하고 간구한다.

 손달익 목사(서울 서문교회)

<국민일보/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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