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조그만 개울 속 진리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 | 2011.11.12 11:39:00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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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내려오다 새로 생긴 조그만 개울가에 걸음을 멈춘다. 지난여름 오랜 비와 태풍이 산기슭의 모습도 새롭게 바꿔놓았다. 이제까지 바위들만 놓여 있던 곳이 개울이 되었다. 흘러내린 바위 위와 작은 돌들 사이로 맑은 물이 졸졸 흐른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 깨끗하여 마음을 씻기 위해 잠시 바위 위에 걸터앉는다.

가만히 개울 물 흐르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니 하늘의 진리가 들려온다. 새로 생긴 작은 개울물이 이토록 맑을 수 있는 것은 오랫동안 하늘에서 내려온 것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난여름 빗물은 바로 흘러갔기에 흙탕물이 되어 산기슭의 모습도 바꿔놓았지만 오랫동안 숲 어떤 가장자리에 머물러 있던 작은 물방울들은 이렇게 가을을 깨끗하게 씻기는 맑은 물이 되어 하늘이 그리워 숲을 찾는 영혼들에게 정화수가 되어 간다 말한다.

맑은 물속에 조그만 돌을 하나 건지고 싶다. 하늘에서 내려온 맑은 물이 이처럼 작은 돌까지도 맑게 씻어준다면 내 영혼도 하늘 기슭 한 곳에서 작은 돌이 되어 머물고 싶다. 누군가 하늘이 그리워 숲을 찾을 때 돌 위에 쌓인 맑은 하늘 이야기와 모든 것을 씻어 주고 흘러간 맑은 세월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배성식 목사(용인 수지영락교회)  <국민일보/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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