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 사람은 존귀한 존재입니다

이정수 | 2003.10.26 16:26:3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고전예화 291. 사람은 존귀한 존재입니다

4월 18일 강릉에서 돌아오는 한적한 산길을 나 홀로 넘으며 문득, 사람은 무엇 무엇 때문에 존귀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충분히 존귀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 혼자 깊은 은혜에 잠겼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말해서, 보통 남성은 평생 약 3,000회 射精, 여성은 평생 약 400 개의 난자를 생산, 1 회 사정 때 정자 수는 약 2억 개, 정자와 난자가 만날 확률은 5분의 1. 질병이나 전쟁, 사고 등은 없었다고 보고 이 정도만 감안해도 한 사람이 태어날 수 있는 순수 생물학적 확률은 3000x400x2억x5=1,200조 분의 일입니다.

역사적으로 말해서, <나>라는 한 사람은 태초 이후 천상천하, 동서고금, 이 세상의 마지막 대 심판 때까지 오직 단 하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이 사실을 깊이 묵상하면 할수록 나는 과연 天上天下唯我獨尊 하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 안에는 거룩하신 하나님의 성품이 내재하고 있습니다.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로고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은 마음 한 번 고쳐 먹으면 하나님의 성품에 참여(apotheosis)하여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과 능력으로 충만(fleroma)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투탕카멘의 금 가면이 아니더라도, 신라의 금관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금세공 작품이 아니더라도, 금은 그것이 금이라는 그 자체로 귀한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람을 어찌 금 조각에 비하겠습니까마는 사람도 그렇습니다. 천재가 아니더라도, 영웅이 아니더라도, 뛰어난 그 어떤 기능을 가지지 못했더라도 사람은 사람 그 자체로 귀하고 존귀한 존재입니다.

죄를 지었더라도, 공부를 잘 못하더라도, 직장이 신통치 못하더라도, 성격이 까탈스럽더라도, 좀 모자라더라도, 병들어 제 밥벌이를 못하더라도, 그가 사람인 한 그는 존귀한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존귀한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내 스스로 내가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가를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존귀한 삶을 살기로 결단하여야 합니다. 나는 이미 틀렸어! 나 같이 무능한 것을 어디다 써? 나는 구제 불능이야! 하고 탄식하고 절망하는 자기 단죄보다 더 무서운 죄가 없습니다. 나는 지금 내 모습 이대로도 충분히 존귀한 존재인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합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그 누구도 정죄하지 않으셨습니다.

댓글 쓰기

목록 삭제
Copyright © 최용우 010-7162-3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