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야기2020년 예동 › 침묵의 날

최용우 | 2020.04.20 06:31:21 | 메뉴 건너뛰기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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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이야기 그 6635번째 쪽지!


□침묵의 날


등산을 하다보면 절 마당을 지나 산에 오를 때가 많은데 산사(山寺)의 이미지는 항상 ‘고요함’입니다. 절에 가도 스님들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스님들은 참 편하것다. 아무 일 안하고 날마다 도만 닦고 앉아 있으니...” 하고 말합니다. 그러나 스님들의 하루 일과도 속세의 중생들 못지않게 빡빡합니다.
스님들의 하루는 인시(寅時 새벽3시)에 도량을 돌며 목탁을 치고 경문을 암송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동이 틀 즈음에 ‘울력’이라는 것을 하는데 모든 스님들이 예외 없이 다 참석하여 하는 청소입니다. 언제 가든 절이 깔끔한 것은 그렇게 아침마다 청소를 하기 때문입니다. 아침공양 이후에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도록 수행처에서 밖으로 나오지 않고 ‘묵언수행’을 합니다. 그래서 절에 가도 스님을 보기가 힘든 것입니다.
말이 많은 기독교 목사님들에 비하여 스님들은 기본적으로 ‘침묵’이 생활화 되어 있고 침묵보다 한 단계 더 강도 높은 ‘묵언’을 주기적으로 합니다. 침묵을 해 보면 사람들이 얼마나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면서 사는지 알게 됩니다. 침묵의 목적은  쓸데없는 말을 줄이고, 자기 내면의 세계를 들여다보기 위함입니다. 침묵은 남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간디는 매주 월요일을 <침묵의 날>로 지켰다고 합니다. 침묵 속에서 하루를 보내며 자신을 점검하고, 침묵이 주는 고귀한 삶의 분위기를 유지하며 살려고 애를 썼다고 합니다. 법정 스님의 <말과 침묵>이라는 책에 보면, “참말은 침묵의 채로 걸러진 말이다.” 라는 멋진 말을 했습니다.
저도 침묵을 잘 하면 멋진 글이 써질까요 ⓒ최용우


♥2020.4.20. 유채꽃 핀 날에 좋은해, 밝은달 아빠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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