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차 한잔 마시면서 전해드리는 햇볕같은 이야기
♣♣그 1231번째 쪽지!
□ 음지토끼 양지토끼
작실에 올라갔다가 병철씨네를 들리게 됐는데 잘 됐다며 병철씨가 반색을 한다. 방안엔 뭔가 구수한 냄새가 퍼지고 있었다.
음담말에 사는 마을 사람이 잡은 토끼로 국을 끓인 것이다. 무엇 크게 따로 좋아하는 것 없지만 무엇 따로 가리지 않으려 하는게 시골 살며 배운 것 중의 하나다.(그래도 멍멍탕은 낯설다) 같이 상에 둘러 앉았다. 맛 보다도 그런 분위기가 좋다.
"이게 양지에 사는 토낀가 봐요.찍달막 하쟎아요"
양지에 사는 토끼라 몸이 작다니, 얘길 꺼낸 병철씨한테 물었더니 대답이 재미있다.
"토끼는 음지에 사는 토끼가 커요. 양지에 사는 놈은 굴 밖으로 음지만 보고 사는데, 음지에 쌓인 눈을 보고 아직도 겨울이구나 하면서 나올 생각을 안해요. 반대로 음지에 사는 토끼는 양지쪽을 바라보고 살다 눈이 녹은 걸 보고 밖으로 나와 돌아다녀요.그러다보니 음지쪽에 사는 토끼가 더 큰 거예요"
어디에 사느냐 보다도 어디를 보고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양지와 음지 토끼 얘기는 그냥 토끼 얘기만은 아닌 듯 했다.
어디에 사느냐 보다는 무엇을 보고 사느냐가 더 중요한 것은 우리들의 삶에서도 마찬가지일 터. -한희철(예기마을639호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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